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가채점 분석 결과 주요 학과의 예상 합격 점수가 지난해보다 소폭 상승할 거란 전망이 나왔다. 상위권 수험생의 국어 점수는 대체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학은 근소한 차이로 점수대가 올랐지만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어 올해도 당락을 좌우할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18일 입시학원들은 가채점 결과를 토대로 예측한 주요 대학의 합격 예상 점수를 발표했다.
종로학원은 국어, 수학, 탐구 2과목을 합산한 원점수 300점을 기준으로, 서울대 의예과 합격선을 294점으로 봤다. 지난해보다 3점 높아졌다. 연세대 의예과와 고려대 의대도 각각 293점과 292점으로 전년 대비 3점 높아졌다. 성균관대, 경희대, 중앙대(의학부), 한양대, 이화여대 의예과는 287~292점을 합격선으로 예상했는데, 이 역시 지난해보다 3~5점 올랐다.
인문계열은 서울대 경영대가 288점으로 지난해보다 2점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연세대 경영학과, 고려대 경영대와 경제학과가 나란히 281점으로 예상됐는데, 전년 대비 1점씩 오를 것으로 봤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최상위권 수험생의 경우 인문계열은 국어, 수학 모두 지난해보다 쉬웠고, 자연계열은 국어 점수가 올랐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상위권 학생들은 지난해보다 국어가 쉬워진 탓에 수학의 중요성이 더 커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문과 수험생들은 이과 학생들의 교차지원에 대한 상황을 예의 주시하면서 정시 지원 대학을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강남대성학원이 분석한 예상 합격선은 자연계열의 경우 큰 차이가 없었으나, 인문계열은 종로학원의 예상 합격선보다 8~13점가량 낮았다. 문제 2~6개 차이가 나는 셈이다. 대표적으로 연세대 정치외교학과의 경우 종로학원은 279점, 강남대성은 266점을 합격 예상 점수로 제시했다.
김원중 강남대성학원 입시전략실장은 "수학에서 확률과 통계를 선택한 수험생 중 최상위권에 속하는 학생 수가 그렇게 많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고 설명했다. 즉 문과생은 최상위권과 상위권의 격차가 커 합격선이 내려갈 것이란 예측이다.
다만 이과생들의 문과 교차지원으로 인해 인문계열 상위권 학과의 합격선은 더 올라갈 수도 있다. 최상위권 수험생의 변별력이 약해진 탓에 이른바 '의치한약수'(의대, 치대, 한의대, 약대, 수의대)로 불리는 자연계열 인기학과 합격 여부가 안갯속일 가능성이 높아, 안정지원 수요가 인문계열의 경영·경제학과 등으로 몰릴 수도 있다.
게다가 탐구영역 문제가 어려웠던 것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수학 점수는 높지만, 과학탐구 점수가 상대적으로 낮은 이과생들을 중심으로 표준점수의 이점을 활용해 문과 교차지원에 적극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남윤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장은 "가채점을 통한 성적 예측은 등급 간 오차가 발생할 것을 참고하고 가채점 결과를 보수적으로 활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탐구영역에서 사회탐구와 과학탐구 모두 어려웠던 만큼 대학별 탐구영역 반영방법을 확인한 후 본인에게 가장 유리한 지원전략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