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5년생 이순재, 닮고 싶은 '꺼지지 않는 열정'

입력
2022.11.21 09:08
'갈매기' 연출가로 나선 이순재
"다시 태어나도 배우 되겠다"

배우 이순재의 열정이 여전하다. 1935년생인 그는 안방극장과 스크린, 무대 위를 넘나들며 꾸준히 활약 중이다. 쉼 없이 달려온 이순재는 많은 배우들의 존경을 받는 선배 연기자로 자리매김했다.

이순재의 데뷔 연도는 1956년이다. 그는 연극 '지평선 너머'를 통해 배우로서 활약을 시작했다. 이후 여러 굵직한 작품을 통해 대중을 만났다. 이순재는 드라마 '풍운' '허준' '야인시대' '장희빈' '토지' '이산' '돈꽃' '쌉니다 천리마마트' 등을 통해 사극과 현대극을 넘나들며 열연을 펼쳐왔다. 영화 '로망'을 통해서는 정영숙과 끈끈한 부부애를 그려냈고 지난 5월 개봉한 '안녕하세요'로는 진정한 어른의 모습을 보여주며 관객들에게 온기를 전했다.

많은 이들이 이순재를 생각할 때 카리스마 넘치는 면모와 따뜻함을 안기는 연기를 떠올리지만 그는 유쾌한 캐릭터들로 시선을 모으기도 했다. MBC 드라마 '거침없이 하이킥'은 이순재의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준 작품 중 하나다. 이 시트콤에서 이순재는 나문희 정준하 정일우 최민용 등과의 호흡을 뽐냈고 'MBC 방송연예대상'의 대상을 거머쥐기까지 했다. 영화 '굿모닝 프레지던트'로도 코미디 연기를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예능 '그랜파' '꽃보다 할배' 등에서도 이순재의 활약을 볼 수 있었다.

이순재는 무대를 향한 열정도 남다르다. '사랑해요, 당신' '장수상회' '리어왕' 등 많은 작품을 통해 무대 위에 올라 관객들과 대면했던 그는 최근 연극 '갈매기'의 연출가로 나섰다는 소식을 전했다. 다음 달 21일 개막하는 '갈매기'는 극작가 안톤 체홉의 대표 4대 희곡 중의 하나로 소유진 오만석 권화운 진지희 김수로 이경실 등이 출연한다. 공연 관계자는 "이순재가 90세의 나이를 앞두고 연극에 대한 66년 애정을 담은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 작품에 대한 통찰력과 세월을 담은 리더십, 그리고 지치지 않는 열정으로 최고의 무대를 완성시킬 것이다"라고 밝혀 기대를 높였다.

쉬지 않고 달려온 이순재는 많은 연예인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는 중이다. 그중 한 명은 류승룡이다. 류승룡은 지난해 자신의 SNS에 이순재의 모습이 담긴 '리어왕' 포스터를 게재했다. 이와 함께 올린 "존경합니다, 선생님. 88세에 '리어왕'이시라니. 설레이고 가슴 벅찹니다"라는 말에서는 류승룡이 품고 있는 존경심이 묻어났다.

이순재는 자신의 일을 무척이나 사랑하는 배우다. 그는 유튜브 채널 '덕질하는 기자'를 통해 공개되는 영상에서 "나는 내 일에 만족하고 있다. '다시 태어나면 뭘 할 거냐'고 물어보면 당연히 배우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순재가 오랜 시간 대중과 함께할 수 있길 바란다.

정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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