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살만 세 번째 만난 이재용…'JY 네트워크' 힘 발휘할까

입력
2022.11.18 04:30
이재용-빈 살만, 네옴시티 관련 협력 방안 논의
이 회장, 대규모 수주전마다 직접 나서서 성과 거둬
삼성의 AI, IoT, 5G 경쟁력 강조한 듯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7일 방한한 사우디아라비아 왕위 계승 서열 1위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과 만나 네옴시티 프로젝트 관련 사업을 논의했다.

이 회장은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 등과 이날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빈 살만 왕세자와 티타임을 겸한 회동을 가졌다.


네옴시티 사업비만 669조 원…글로벌 수주전 시작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추진 중인 네옴시티 프로젝트와 관련해 우리 기업과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이날 자리를 마련했다. 네옴시티 프로젝트는 서울의 44배 면적에 최첨단 기술을 융복합한 스마트시티를 건설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총 사업비만 5,000억 달러(약 669조 원) 규모로 통신, 에너지, 인공지능(AI), 로봇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다양한 기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2시간가량의 짧은 만남이었지만, 각 그룹의 총수들은 각자의 분야에서 네옴시티 사업과 협력할 방안을 소개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회장은 인공지능(AI), 5세대(5G) 이동통신, 사물인터넷(IoT) 등 스마트시티 관련 삼성의 기술력을 적극 홍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과 빈 살만 왕세자가 직접 만나 네옴시티 관련 사업 논의를 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이에 이번 만남에서는 협력 방안의 구체적 밑그림이 그려졌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이 회장은 2019년 6월 빈 살만 왕세자가 방한했을 당시 그룹 영빈관인 승지원에서 재계 5대 총수와 함께 회동했다. 당시 빈 살만 왕세자는 이 회장만 따로 만나 네옴 프로젝트를 두고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3개월 뒤 이 회장은 사우디아라비아로 가서 빈 살만 왕세자와 만나 기술, 건설, 에너지, 스마트시티 등 광범위한 협력 방안을 공유했다.



굵직한 수주전마다 직접 나선 이재용…네옴시티 사업도 기대


특히 재계에선 이 회장이 대규모 통신장비 수주 과정에 몸소 나서면서 혁혁한 공을 세운 점을 주목한다. 삼성전자가 2020년 미국 버라이즌과의 7조9,000억 원 규모 대규모 5G 장기계약, 2021년 일본 NTT 도코모와의 통신장비 계약, 2022년 미국 케이블 1위 사업자 컴캐스트의 5G 솔루션 공급사로 선정되는 과정에서 이 회장이 상대 통신사 최고경영자(CEO)와 만남을 가지면서 협상을 마무리했다.

이 회장은 인도 최대 재벌인 릴라이언스 그룹의 무케시 암바니 회장 자녀들의 결혼식에 국내 기업인 중 유일하게 초청받아 인도를 방문해 친분을 쌓기도 했다. 인도 최대 통신사인 릴라이언스 지오는 현재 전국 롱텀에볼루션(LTE) 네트워크에 100% 삼성 기지국을 쓰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도 이 회장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인접국인 아랍에미리트(UAE)로 출장을 떠나 아부다비 왕세제 등 현지 유력 인사들과 만나 5G 및 반도체 세일즈에 나서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은 네옴시티가 주목하는 핵심 인프라 기술인 AI, 5G, IoT, 반도체 분야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며 "삼성이 그동안 따낸 굵직한 사업 수주마다 'JY 네트워크'가 영향력을 발휘한 만큼 네옴시티에서도 어떤 결과가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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