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수학영역은 어렵다고 평가됐던 지난해 수능과 비슷한 난이도로 출제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초고난도 문제가 출제되지 않아 최상위권 변별력은 다소 떨어질 수 있으나 입시에 미치는 수학의 비중은 여전히 상당하다는 게 교사들의 분석이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선택과목에 따른 점수 차이도 뚜렷할 것으로 예상돼 이과 학생들의 문과 상위권 대학 교차지원이 더 확대될 전망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대입상담교사단인 조만기 교사는 "아주 어렵거나 쉬운 문제는 출제되지 않았고, 대신 중난도 문제가 많아졌다"며 "공통과목은 좀 어렵게 출제된 반면 선택과목은 조금 쉽다고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박문수 교사는 고난도 문항으로 공통과목의 14, 15, 22번, 확률과 통계의 30번, 미적분의 29, 30번, 기하의 30번 문항을 꼽았다. EBS 연계율은 50%다.
이번 수능에서 특별히 새로운 유형의 문제가 출제된 것은 아니지만, 여전히 변별력은 갖추고 있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김창묵 교사는 "작년 수학영역 1등급 표준점수가 137~147점 정도인데, 문제의 난이도만 고려한다면 올해 수능에선 9월 모의평가 때처럼 만점자의 표준점수가 145점 정도로 다소 내려갈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작년에 이어 올해도 변별력을 충분히 갖춘 어려운 시험이며, 전체 수능 결과에 수학이 정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선택과목에서는 확률과 통계, 기하는 예년에 비해 다소 쉬운 편이며, 미적분은 비슷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불수학'이 유지된 탓에 올해도 이과생들의 강세가 예상된다. 김 교사는 "수학 성적이 좋은 학생들이 정시에서 인문계열 학과에 지원하는 경향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며 "선택과목에 따른 점수 차이가 발생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정시에서 혼란스러운 면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전반적으로 국어보다는 수학에서 변별력이 나타날 것이며, 최상위권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는 게 입시학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만기 유웨이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초고난도 문항의 난도는 낮아졌지만 고난도와 중난도 문항의 난도가 높아져 시험시간이 부족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초고난도 문항이 줄어 최상위권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형국 종로학원 수학 강사는 선택과목에 대해 "상대적으로 기하 선택과목이 작년보다 다소 쉽게 출제됐고, 미적분의 표준점수가 가장 높게 형성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