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한중 관계 함께 강화해 위기 극복을"... 정치권·정부 한목소리 주문

입력
2022.11.17 14:05
2면
승명호 회장 "국익·기업 위한 외교정책 필요"
정진석 위원장 "미중갈등, 선의의 경쟁 유도"
이재명 대표 "선택지 제시로 정세 주도해야"
김진표 의장 "국회 차원 동맹외교 역할 분담"
조현동 차관 "포괄적 협력 네트워크 만들 것"

‘미중 대립과 한국의 선택’을 주제로 17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2 코라시아포럼’에서 정치권과 정부 인사들은 무한 경쟁으로 치닫는 미중 갈등의 파고를 넘으려면 한국이 적극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축사에서 미중 갈등을 선의의 경쟁으로 이끌기 위한 한국 정부의 능동적 대처를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미중은 1979년 이후 상호경쟁과 대결을 처음 공식화했다”면서 “한국은 양국의 핵심 이해당사자로 두 나라 모두 우리와의 협조를 원하는 만큼, 경쟁이 선의로 진행될 수 있게 유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불안한 세계 정세 속에서 한국이 선택을 강요당하는 위기를 기회로 바꿀 것을 촉구했다. 이 대표는 “우리가 먼저 선택지를 제시하고 선택을 요구하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 곧 번영의 길”이라며 “강한 국력과 리더십을 통해 주변 국가에 휘둘릴 것이 아니라 정세를 주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국회 차원에서 외교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공언했다. 김 의장은 “새로운 미중 관계 속에서 국제질서도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의회가 역할을 적절히 분담해 동맹 외교의 공백을 메우겠다”고 약속했다.

승명호 한국일보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정부에 “국익을 지키고 기업을 보호하는 외교정책을 펴 달라”고 당부했다. 승 회장은 “탈(脫)냉전 이래 30년 넘게 지속된 글로벌 협력과 평화 정신은 점차 퇴조하고 국제사회의 자유ㆍ연대는 자국우선주의와 보호주의에 점차 밀려나고 있다”면서 “가장 큰 리스크는 G2로 불리는 미국과 중국의 대립”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지금 가장 필요한 건 외교역량”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해외순방에서 미중 정상과의 회담을 통해 한국의 입장을 적극 개진한 것처럼 현실적ㆍ초당적 외교를 기대하겠다”고 말했다.

외교와 경제가 결합된 복합위기 극복 필요성도 언급됐다. 이인호 대통령직속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은 “첨단기술, 안보 등 미중 간 패권경쟁이 본격화하면서 각국의 자국우선주의 기조도 강화되고 있다”며 “수출 중심 성장을 일궈온 한국 경제가 근본적 대안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이 부의장은 세계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반도체, 배터리 등 첨단기술 역량을 확충할 것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최근 정부가 발 빠른 외교행보와 역내 경제협력을 심화하는 메시지를 낸 것이 좋은 사례”라고 설명했다.

조현동 외교부 1차관은 한미ㆍ한중 관계 모두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조 차관은 “핵무기 비확산, 기후변화, 식량안보 등 미중이 공동으로 협력할 분야가 다양해지고 있다”며 “북한 핵ㆍ미사일 문제도 양국이 함께 해결해야 할 의제”라고 강조했다. 또 “한미동맹과 한중 관계는 제로섬 게임이 아닌 공동 협력 분야”라며 “미중은 물론 아시아ㆍ태평양 도서지역까지 포함하는 포괄적ㆍ중층적 협력 네트워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나주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