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그룹 인공지능(AI) 사업 미래 비전인 초거대 AI 서비스 '믿음(MIDEUM)' 상용화에 나섰다. 믿음은 단편적으로 흩어진 다양한 AI서비스를 단 하나의 플랫폼으로 압축한 서비스다. 믿음 서비스를 이용하는 개별 기업과 소비자들은 각자의 필요에 알맞는 AI서비스를 골라서 사용할 수 있다. KT는 믿음 서비스 상용화와 함께 AI 인프라 투자와 인력 양성도 늘릴 계획이다.
KT는 16일 서울 송파구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에서 간담회를 열고 미래 먹거리인 AI 서비스 발전 전략을 발표했다. 대표이사 연임에 도전한 구현모 KT 대표는 직접 연단에 올라 AI 3대 발전전략으로 ①초거대 AI 상용화 ②AI 인프라 혁신 ③AI 미래인재 양성을 강조했다. 구 대표는 "AI가 예상보다 짧은 시간에 모든 산업에 깊숙이 쓰여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세계 경제의 흐름을 바꾸고 있다"며 "KT는 초거대 AI 서비스와 AI 인프라 혁신 및 인재 양성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 디지털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KT가 선보인 '믿음' 서비스는 KT 인공지능 기술의 집합체다. AI스피커, AI콘택트센터(AICC) 등 각종 AI서비스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쓸 수 있다. AI가 활용되는 일상의 다양한 응용 사례를 학습해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협업 융합 지능'도 담았다. 딥러닝 기술이 장착된 셈이다. 믿음 이용자들은 육아 등 AI 전문상담과 유아·시니어·1인 가족을 위한 AI감성케어 서비스까지 이용할 수 있다.
이날 현장에선 믿음 서비스를 통한 육아상담 장면이 시연됐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의 육아 상담을 학습한 AI가 소비자와 대화하며 육아 고민 해법까지 제시했다. 서비스 이용자가 AI스피커를 향해 "아들이 누나한테 양보를 잘 안 한다. 특히 과자를 먹을 때 더 많이 먹겠다고 싸운다"고 고민을 털어놓자 믿음 서비스는 TV를 통해 아이의 행동 패턴과 원인을 분석한 뒤 나름의 해법을 제시했다.
배순민 KT AI연구소장은 "믿음 서비스는 AI를 바탕으로 새로운 과제에 신속 대응해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면서 "인문, 과학, 사회에 대한 공감에서 나아가 이용자와 감성적 소통까지 나아가려 한다"고 강조했다.
KT는 기존 AI콘택트센터(AICC) 서비스 사업 혁신 계획도 밝혔다. AICC의 셀프 가입과 상담이 가능한 'KT 에이센 클라우드'를 내달 출시한다. KT관계자는 "에이센 클라우드를 금융, 보험, 카드, 커머스 업종에 도입할 경우 상담 품질 10% 향상, 운영비용 15% 절감, 구축비용 30% 절감이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의료 분야에선 AI를 통해 개인 맞춤형 의료를 구현해 나갈 계획이다.
KT는 AI인프라 투자와 디지털 인재 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특히 글로벌 AI반도체 시장이 2025년 700억 달러(약 93조 원)까지 성장이 예측됨에 따라, 이에 대응하기 위한 인프라 확보에 나섰다. 리벨리온(AI반도체 설계), 모레(AI 인프라 솔루션) 등 AI 스타트업에 전략 투자를 했고, KAIST, 한양대 등과 최신 AI 기술을 연구 중이다. KT는 내년까지 기존 대비 세 배 이상 효율을 갖춘 한국형 AI 반도체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인재 양성 부문에선 채용 연계 교육프로그램 '에이블(AIVLE) 스쿨'을 통해 앞으로 5년 동안 약 5,000명의 디지털 인재를 집중적으로 키울 계획이다. 또 국내 최초 AI 실무능력 인증시험 'AICE'를 개발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구 대표는 간담회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표이사 연임 도전 입장을 밝혔다. 그는 "대표로 재임하는 동안 디지털 기업화 등 KT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면서 "이런 변화가 구조적으로 이어질지가 관건인데 아직 구조적 가능성을 확보했다는 판단이 서지 않았다"고 연임 도전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