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팬들 위해 위험 충분히 감수하겠다"

입력
2022.11.16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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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에서 스프린트(전력질주)까지 했었다. 팬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면 그 정도 위험은 충분히 가져가겠다.”

안면 보호 마스크를 쓰고 첫 훈련을 소화한 손흥민(토트넘)이 수술 후 자신의 몸 상태에 대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그는 “팬들에게 즐거움과 희망을 줄 수 있다면 충분히 위험을 감수할 수 있다”며 카타르 월드컵 출전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손흥민은 16일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 에글라 트레이닝 센터에서 진행된 축구대표팀의 3일차 훈련에 처음 합류해 담금질에 나섰다.

훈련 후 얼음 주머니로 수술 부위를 마사지하며 기자 회견장으로 들어선 손흥민의 눈가에는 수술 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손흥민은 “수술한지 열흘 정도 밖에 지나지 않아서 아직 헤딩을 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니다”면서 “하지만 여기 오기 이틀 전 소속팀에서 훈련을 하면서 스프린트까지 했었다. 뛰는 데는 사실 문제가 없다”고 현재 몸 상태를 밝혔다,

마스크를 쓰고 한 첫 훈련에 대해 그는 "소속팀에서 (마스크를 쓰고)훈련을 해왔다. 크게 다른 느낌 없이 훈련을 소화했다. 조금 덥다 보니 땀이 많이 났지만 (마스크는)생각보다 편안했다"고 설명했다.

안와 골절 부상을 당한 손흥민은 지난 4일 수술대에 올랐다. 월드컵까지 너무 촉박했기에, 일부에서는 손흥민이 조별리그 1차전인 우루과이전(24일) 출전이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왔다.

손흥민은 출전 가능한 시점에 대한 질문에 "의사가 아니라 정확히 말씀 드리기 어려운 부분"이라며 "답해드릴 수 있는 것은 축구 선수는 항상 다칠 수 있는 상황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 리스크를 감수하고 이 자리에 왔다. 지금 모든 경기를 다 뛰겠다고 말하는 것보다는 매일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말씀드리고 싶다"라고 전했다.

그가 착용할 특별 제작 마스크에도 관심이 쏠렸다. 손흥민의 마스크는 토트넘 구단에서 특별 제작해 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몇 개를 가져왔는지는)비밀"이라고 웃은 뒤 "카본 재질로 제작돼 가볍고 단단하다. 어느 정도 충격을 보호해줄 수 있는 재질이다. 생각보다 가벼워서 놀랐다"고 전했다.

이어 "충분히 여유분이 있다. 만약 부러지게 된다면 내 얼굴이 어떻게 될 것이다. 부러지지 않길 바란다. 여유분은 충분히 있으나 번갈아 가면서 가장 편한 것을 선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흥민은 수술 후 자신의 SNS를 통해 "1%의 가능성만 있다면 나아가겠다"는 말로 월드컵 출전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그는 "지금도 그 마음은 마찬가지"라며 "1%보다 낮은 가능성이 있다고 해도 분명히 그것만 보고 달려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부 팬들의 우려에 대해서는 “축구 선수들은 항상 어느 정도의 위험을 안고 경기 뛴다. 위험 감수는 제가 하는 거다”면서 “팬들에게 즐거움을 드리고 또 희망을 드릴 수만 있다면 충분히 그 정도의 위험은 가져가겠다”고 단호한 목소리를 냈다.

도하 = 김기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