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터키) 이스탄불에서 발생한 테러로, '쿠르드족 분리독립'을 둘러싼 튀르키예와 미국의 오랜 갈등이 다시 불거질 조짐이다. 튀르키예가 테러 배후로 지목한 쿠르드민병대(YPG)와 미국은 군사적으로 가깝다. 튀르키예가 "테러조직을 미국이 지원하고 있다"고 문제 삼자, 미국은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되받았다.
튀르키예 현지 언론 아나돌루 등에 따르면 술레이만 소을루 튀르키예 내무장관은 14일(현지시간) 방송 연설을 통해 테러 사망자에 대한 미국의 조의를 공식 거부했다. 그는 "우리를 친구처럼 대하는 동맹(미국)이 테러리스트를 숨겨주거나 의회를 통해 공식적으로 자금을 지원한다"며 "미국의 조의는 마치 살인범이 사건 현장에 가장 먼저 온 것과 같다"고 비난했다. 전날 테러로 추정되는 폭발 사고로 이스탄불 이스티크랄 거리에서 6명이 사망하고, 80명 이상이 부상했다.
튀르키예는 시리아 국적 여성 아흘람 알바쉬르(23)를 테러 용의자로 지목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알바쉬르는 시리아 내 YPG에서 훈련받은 뒤 시리아 서북부 아프린을 통해 튀르키예에 불법 입국했다.
튀르키예는 YPG를 튀르키예로부터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무장세력 쿠르드노동자당(PKK)의 분파라고 본다. 튀르키예엔 테러조직인 것이다. 소을루 장관은 "사건 배후는 YPG와 PKK"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미국의 시각은 다르다. 미국도 PKK는 테러조직으로 보지만, YPG는 별개 조직으로 여긴다. 미국이 수니파 극단주의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와 전쟁을 벌일 때 YPG가 도움을 줬기 때문이다. 튀르키예는 미국이 YPG와 손잡고 IS와 전쟁을 벌일 때부터 불만을 표출해 왔다. "미국이 테러조직을 돕고 있다"는 극단적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이번 폭발 사건을 계기로 양국의 갈등이 재점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튀르키예의 테러 책임을 묻는 발언에 미국은 즉각 반발했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튀르키예와 연대하고 있지만 미국에 책임을 묻는 발언에는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일각에선 튀르키예가 테러조직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자 의도적으로 사건을 키우는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