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AOA 출신 배우 설현이 BB크림만 바른 채 열연을 펼쳤다. 이윤정 감독은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를 다큐멘터리 같은 드라마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15일 지니 TV 오리지널 드라마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의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이윤정 감독과 설현 임시완이 참석했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는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인생 파업을 선언한 자발적 백수 여름(설현)과 삶이 물음표인 도서관 사서 대범(임시완)의 이야기를 담는다. 복잡한 도시를 떠나 아무것도 하지 않기 위해 찾아간 낯선 곳에서 비로소 자신을 찾아가는 모습이 시청자들의 시선을 모을 예정이다.
이 감독은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 원작에 깊게 공감했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 촬영장에서 죽는 게 소원이었다고 했다. 당시를 떠올리던 이 감독은 "그런데 하다 보니 지치는 날이 오더라. '이제 쉬어도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고 있을 때 원작을 추천받아 읽었다. 'CCTV 달았나'라는 생각을 했다. 내 얘기처럼 재밌었다"고 말했다.
그는 "하늘이 도와줬다"며 캐스팅에 대한 만족감도 드러냈다. 이 감독은 설현에 대해 "수줍음도 있지만 속 이야기를 솔직하게 잘 한다. 거짓말을 못하고 생각과 감정을 얘기해 주는 모습이 여름과 닮았다고 생각했다"고 이야기했다. 임시완과 관련해서는 "정말 매력적이었다. 대범의 순수함을 극대화한 듯했다"고 말했다.
설현과 임시완은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를 향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설현은 "많은 공감을 했다. '이거 내 얘기 쓴 거 아닌가' 할 정도로 공감 가는 부분이 많았다"고 했다. 그간 사건 중심으로 흘러가는 극에 많이 출연해왔는데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는 인물의 감정 중심으로 흘러간다고도 귀띔했다. 또한 자신을 편하게 대해준 임시완에게 많이 의지하며 촬영했다고 이야기했다.
임시완은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 속 자신의 대사가 전작 '트레이서'와 비교했을 때 현저히 적다고 했다. 이어 "대사 총량의 법칙을 지켜내기 위한 좋은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날 포함해 많은 분들이 팍팍한 일상을 살아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대리만족할 수 있는 좋은 작품이라고 느꼈다"는 이야기도 들려줬다.
이 감독은 다큐멘터리 같은 드라마를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설현이 BB크림 정도만 바르고 낡은 옷을 입은 채 촬영했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연기를 예쁘게 하려고 한 건 아닌데 시완씨 설현씨가 예쁘다. 표정이 예쁘고 행동이 예뻐서 그렇게 느껴졌을 거다. 작위적이기보단 풍기는 분위기가 예쁘다고 느껴지는 드라마를 만들고 싶었다"고도 했다.
설현은 이 감독님이 자연스러운 모습을 원했다고 밝혔다. 이어 "난 거의 노메이크업이었다. 옷도 내가 입던 걸 가져가서 촬영했다. 나 자체인 듯 연기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헤어, 메이크업을 안 하다 보니 얼굴이나 머리를 만지고 헝클어뜨리는 게 더 편했다"고 전했다. 자연스러움 속에서 더 좋은 연기가 나온 듯하다는 이야기도 들려줬다.
설현은 공감을 선사하고 대리만족을 가능하게 만드는 드라마를 꿈꾼다. 그는 "삶에 치여 지친 분들이 계실 텐데 그런 분들이 보시면서 공감하실 수 있을 듯하다. 대리만족도 가능할 듯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열심히 살고 있는 이들, 힐링이 필요한 이들에게 큰 즐거움을 전할 것을 예고했다.
임시완은 "바쁜 게 필연적인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듯하다. 우리는 지쳐 있지만 그걸 본인이 모를 정도로 바쁜 게 기본값인 듯하다"며 오늘날의 사회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이어 "언젠가 휴식을 갖길 바라는 마음이 한편에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 분들께서 이 드라마를 보게 된다면 마음의 휴식을 취할 수 있을 듯하다"고 전해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냈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는 오는 21일 지니 TV, 시즌을 통해 공개된다. ENA 채널에서는 같은 날 오후 9시 20분 첫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