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강선우 "이상민, 법적 책임 피하고자 발악·추태"…예결위서 與와 충돌

입력
2022.11.14 23:12
與 "국무위원도 인격 있다" 비판…윤리특위 징계 요구도
강선우 "예결위 진행 차질 빚어져 유감"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책임론을 언급하며 “법적인 책임을 어떻게든 회피하고자 발악을 하고 있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여당 의원들은 강 의원의 발언이 도가 지나치다며 징계를 요구하며 즉각 반발했다.

강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비경제부처 부별 심사에서 “가장 높은 자리에서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할 고위공직자는 나 혼자 좀 살아보고자 추태를 부리고 있다.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강 의원은 또 이 장관이 자신의 경찰에 대한 지휘책임을 두고 ‘말 바꾸기’를 하고 있다고 몰아붙였다.

강 의원은 "부끄러운 줄 아셔야 된다. 인간의 감정 중 공감, 부끄러움, 수치심 같은 2차 감정들은 부모한테 배우고 적절한 사회적 인터랙션(상호작용)을 통해서 길러지는 것"이라며 "장관님이 부끄러움을 모르시는 거 같아서, 그동안 보고 배우지 못하신 거 같아서 굉장히 안타깝다"라고 다그쳤다.

이 장관은 이에 “그렇게 말씀을 함부로 하시면 안 된다"고 발끈했다. 예결특위 국민의힘 간사인 이철규 의원도 “국무위원도 인격이 있는 인격체”라며 “발악이라는 표현이 어떻게 이 회의 석상에서 나올 수 있느냐”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소속 우원식 예결위원장을 향해 강 의원에게 경고를 줄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강 의원은 "발악의 사전적 뜻은 '온갖 짓을 다 하며 마구 악을 쓴다'이다. 이 발언으로 의사진행 발언을 대신한다"며 사과를 거부했다. 우 위원장도 “평가는 국민들이 할 것”이라며 강 의원의 손을 들어주며 정회를 선포했다.

논란은 저녁 식사 후 속개된 회의에서도 이어졌다. 우 위원장은 "질의하는 의원과 답변하는 국무위원 간에는 엄격하지만 절제되고 서로를 존중하는 언어와 태도가 필요하다"며 "국민들이 보시기에 눈살 찌푸려지는 부적절한 언어는 삼가시길 바란다"고 당부하는 것으로 공방을 매듭지으려 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장동혁·김미애·최춘식 의원은 강 의원을 향해 발언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거듭 반발했다. 민주당 간사인 박정 의원이 "의원이 발언하는 것에 대해서 그 의원을 직접 이름을 거명하면서 잘못된 점을 지적하는 것 역시 올바른 질의 태도가 아니다"며 "폭언 운운 이런 것들은 과장된 표현"이라며 두둔했지만, 여당 반발이 이어지자 우 위원장은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해 양당 간사가 협의해 달라"고 요청했다.

여야의 대립은 강 의원이 "오늘 저의 발언으로 예결위 진행에 차질이 빚어진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하고 여당 측도 수긍의 뜻을 밝히면서 일단락됐다.

이동현 기자
우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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