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이스탄불 폭발 배후에 쿠르드 무장조직"

입력
2022.11.14 21:13
"미국이 배후 조직 지원… 조의 거부"
13일 폭발로 최소 6명 사망

사상자 수십 명을 낳은 튀르키예 수도 이스탄불에서의 폭발 사건 배후에 쿠르드노동자당(PKK) 테러 조직이 있다고 튀르키예 정부가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이 이들을 지원하고 있다고 강력 비난했다.

쉴레이만 소일루 튀르키예 내무부 장관은 14일(현지시간) 튀르키예 관영 아나돌루통신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이스탄불 베이욜루에 폭탄을 설치한 이가 이스탄불 보안 당국에 체포됐다"며 "조사 결과 PKK 테러 조직이 이번 사건에 책임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튀르키예 경찰에 따르면 이번 사건의 용의자는 시리아 국적 여성 아흘람 알바쉬르다. 튀르키예가 PKK의 하부 조직으로 보고 있는 시리아 내 쿠르드 민병대(YPG)로부터 훈련을 받았으며, 시리아 서북부 아프린 지역을 통해 튀르키예에 입국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를 포함해 모두 46명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 체포됐다.

튀르키예는 미국이 PKK와 YPG에 무기를 지원하고 있다고 줄곧 비판해왔다. PKK는 튀르키예 동남부와 이라크 북부 등에 거주하는 쿠르드족 분리주의 무장 조직이다. 튀르키예 정부는 이들을 '테러리스트'로 지칭하며, 자국 안보에 있어 최대 위협 세력으로 여긴다.

미국은 PKK에 대해선 튀르키예와 마찬가지로 테러 조직으로 보고 있지만, YPG와는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YPG는 이슬람국가(IS) 소탕 작전에서 미국과 협력해 큰 역할을 했다. YPG가 PKK의 하부 조직이라는 튀르키예의 주장을 미국은 인정하지 않는다.

이에 소일루 장관은 이번 폭발 사건과 관련 미국을 비난하고, 백악관의 조의를 공식 거절했다.

앞서 이스탄불 최대 번화가인 베이욜루 구역 내 이스티크랄 거리에서는 13일 오후 4시 20분쯤 의문의 폭발이 발생해 최소 6명이 숨지고 81명이 다쳤다.

권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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