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똘똘 뭉친 한미일에 "평화 원한다면 대만 독립 반대하라"

입력
2022.11.14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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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외교부 "냉전적 사고 버려야"


중국이 한국·미국·일본의 3국 정상회담에서 대만 문제가 다뤄진 데 대해 불쾌감을 드러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4일 정례브리핑에서 전날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도출된 '한미일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대해 "진심으로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기를 원한다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엄수하고 중국 측과 함께 대만 독립에 명확히 반대해야 한다"는 입장을 냈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정상회의를 계기로 회담을 가졌다. 3국은 공동성명을 통해 "유엔해양법협약에 부합해 항행과 상공 비행의 자유를 포함한 법치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했다"면서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 유지 중요성도 재확인한다"고 강조했다. 대만 해협에서 군사적 긴장을 끌어올리고 있는 중국을 향해 경고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한미일 정상은 또 "불법적인 해양 권익 주장과 매립지역 군사화, 강압적 활동을 통한 인도·태평양 수역에서의 그 어떤 일방적 현상 변경 시도에 강력히 반대해야 한다"며 동·남중국해에서 중국이 일방적으로 군사력 확장 시도를 하는 것을 경계했다.

이에 대해 마오 대변인은 "국제적 교류가 제3자를 겨냥하거나 제3자의 이익을 해쳐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그는 "아시아·태평양은 협력과 발전의 본고장이지 강대국 게임의 바둑판이 아니다"라며 "(3국은) 시대의 흐름에 적응해 냉전 사고를 버리고 아시아·태평양의 평화·안정에 악영향을 주는 일을 방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한미일 정상회담을 "아시아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탄생의 신호탄"이라고 비난했다. 북핵 위협을 들어 안보 협력을 강화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중국을 겨냥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미국의 외교 전략을 비교적 충실히 따르는 일본과 달리 한국의 경우 북핵 문제와 경제적 측면에서 중국의 역할이 여전히 필요하다"고도 지적했다. 한국과 일본의 입장 차이로 한미일 3국의 중국 압박 전략은 한계를 드러낼 것이라는 논리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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