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하위 변이 바이러스 BA.1과 BA.4/5를 기반으로 개발된 개량백신(2가백신)으로 동절기 예방접종이 시행되고 있지만, 접종률이 독감 백신보다도 크게 낮아 방역당국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정기석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 겸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은 14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정례브리핑에서 "사망자를 줄일 수 있는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아직까지 낮아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전체 인구 대비 코로나19 동절기 예방접종률은 3.5%다. 최근 120일 이내 백신을 접종했거나 확진된 사람을 제외한 18세 이상 대상자만 따져보면 접종률은 4.2%다. 다른 연령대보다 치명률이 높은 60대 이상 고령층 접종률은 인구 대비 10.3%, 대상자 대비 12.7%다. 반면 65세 이상의 독감 예방접종률은 77%에 달한다.
정 위원장은 "고령층 예방접종률은 지난 4차 접종까진 60.6%로 그렇게 낮지 않았다"며 "독감 예방접종률이 77%로 이렇게나 높은 나라에서 동절기 예방접종률이 12%대밖에 안 되는 현실이 놀랍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코로나19 백신 접종률도 26%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방역당국은 코로나19가 독감에 비해 100배 넘는 치명률을 가졌다며 접종 필요성을 강조했다. 질병관리청 등에 따르면 2010~2019년 연평균 독감 사망자 수는 210명이지만, 올해 코로나19 사망자는 2만4,000명에 달한다. 독감 사망자의 100배가 넘는다.
정 위원장은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코로나19의 치명률은 훨씬 높아져 60대는 0.06%, 70대는 0.11%인데 80대는 1.03%로(60~70대보다) 10배 높다"며 "70대 이상은 치명률이 매우 높아 동절기 예방접종으로 건강을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정부가 일상회복 속도를 높이면서 코로나19의 치명률을 독감 수준으로 낮춰 본 것이 국민들의 백신 접종 호응도를 떨어뜨린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지난 3월 브리핑에서 "최근 4주간 치명률은 0.1%보다 낮다"며 "단기 치명률은 현재 계절독감과 유사한 수준"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부가 그동안 코로나19 치명률이 낮고 별것 아닌 질병으로 치부해 자가당착에 빠진 것"이라며 "백신을 맞으라고 말만 하지 진정성이 없으니 백신 접종률이 낮아지는 것 아니겠냐"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