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투자한 유럽 최대의 온라인 명품 판매업체가 국내 상륙했다. 발란, 머스트잇, 트렌비, 캐치패션 등 국내 신생기업(스타트업)들이 경합을 벌이는 온라인 명품거래 시장에 외국업체까지 뛰어들어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됐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유럽 최대의 온라인 명품거래 업체 베스티에르 콜렉티브가 최근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프랑스 파리에 본사를 둔 이 업체는 샤넬, 에르메스, 구찌 등 세계적 명품들을 취급하며 80여 개국에 진출해 약 2,500만 명의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베스티에르 콜렉티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유럽, 미국에서 영향력을 빠르게 키웠다"며 "명품 판매가 늘어난 아시아로 영역을 넓히기 위해 한국에 온 것"이라고 말했다.
베스티에르 콜렉티브는 국내에 유한회사 형태의 지사를 설립하고 최근 웹사이트와 앱을 만들어 명품 판매에 나섰다. 이 업체의 한국 전략은 두 가지다. 유럽 명품 확대와 명품의 온라인 중고거래다.
우선 강조하는 것은 '가짜 명품이 없다'는 것이다. 최근 국내에서 일부 온라인 명품 판매업체가 가짜 명품을 팔았다는 논란에 휩싸이는 등 업체 사이에 가짜 명품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를 겨냥한 이 업체는 유럽 명품업체들과 직거래한다는 점을 앞세워 진품 보장을 강조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유통업체들은 가짜 명품을 가려내는 것이 최대 고민"이라며 "베스티에르 콜렉티브는 특별한 진품 확인 기술과 경험을 내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국내에 아직 알려지지 않은 유럽 명품도 적극 소개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국내에 알려지지 않아 다른 명품 판매 사이트에서 구할 수 없는 유럽 명품을 베스티에르 콜렉티브에서 소개할 것"이라며 "유행을 선도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국내에서 중고거래도 본격화 할 방침이다. 유럽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명품의 중고거래가 늘었다. 따라서 유럽산 중고 명품들을 국내에 빠르게 소개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업체가 주목받는 이유는 배후에 국내 최대 포털 네이버가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프랑스 벤처투자사(VC) 코렐리아캐피탈을 통해 이 업체에 투자했다. 코렐리아캐피탈은 프랑스 문화부 장관을 지낸 한국계 플뢰르 펠르랭이 설립한 VC다. 현재 코렐리아캐피탈은 3개 펀드를 운영 중인데 이 가운데 네이버 사업과 관련 있는 곳에만 투자하는 1억5,000만 유로 규모의 세 번째 펀드를 통해 베스티에르 콜렉티브에 투자했다.
사실상 네이버가 투자를 한 셈이다. 투자 관계자는 "네이버의 전략적 투자로 봐야 한다"며 "다만 프랑스에 머무는 한성숙 전 네이버 대표 쪽에서 진행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명품 및 중고거래 사업을 국내외에서 본격 확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달에도 미국 패션 중고거래 사이트를 운영하는 포쉬마크를 2조3,000억 원에 인수했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한정판 상품을 거래하는 '크림'에도 투자를 늘리고 있다"며 "코로나19 이후 명품과 중고거래 시장의 성장성을 높게 보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어 경쟁 업체들에게 부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