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릴러 작가 리 차일드의 ‘잭 리처’ 시리즈 9번째 작품 ‘원 샷’은 미국 펜실베이니아 피츠버그 도심에서 빚어진 무차별 저격 사건으로 시작된다. 주인공 리처는 비범한 저격수가 5명을 저격하면서 6발을 쏜 사실에 주목, 범행의 실제 의도를 추적한다. 제목 ‘원 샷’은 미군 저격수의 신조라는 ‘원 샷 원 킬(one shot one kill)’에서 따온 것. 사전적 의미는 ‘백발백중’이지만, 적의 심장이나 머리를 명중시키지 못하면 자신의 위치가 노출돼 거꾸로 당한다는 뜻으로 쓰인다. 소설은 2005년 출간됐다.
2002년 버지니아와 메릴랜드 일대를 공포에 떨게 한 무차별 저격사건이 실제로 일어났다. 범인은 루이지애나 주방위군과 육군에서 만 16년 복무한 소총 일등사수(Expert Rifleman’s Badge) 존 앨런 무함마드(John Allen Muhammad, 1960.12.31~ 2009.11.10)와 종범 리 보이드 말보(Lee Boyd Malvo, 당시 17세)였다. 그들은 2002년 2월 워싱턴주 타코마에서 벌인 첫 범행을 시작으로 10월 23일까지 수도 워싱턴D.C와 조지아, 루이지애나 등 여러 곳을 떠돌며 총 17명을 살해하고 10명에게 중상을 입혔다.
루이지애나에서 태어나 불우한 청소년기를 보낸 것으로 알려진 무함마드(본명 존 앨런 윌리엄스)는 군입대 후 이슬람교로 개종, 2001년 무함마드로 개명했다. 가정폭력 등으로 두 차례 결혼, 이혼한 그는 두 번째 아내와 이혼하면서 세 자녀와 떨어져 살게 된 데 앙심을 품고, 아내를 죽이고 아이들을 되찾기 위해 벌인 범행이라고 자백했다. 한때 연인이던 여성의 아이인 말보에게는 범행으로 돈을 모아 캐나다에서 ‘홈리스 소년 테러리스트 양성 캠프’를 열 계획이라고 세뇌시킨 것으로, 재판 과정에서 밝혀졌다.
2003년 11월 17일 버지니아 법원에서 첫 유죄판결을 받은 그는 버지니아와 메릴랜드에서 각각 사형을 선고받고 2009년 처형됐고, 말보는 종신형을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