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을 3차까지 접종한 50대 김모씨는 몇 달 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재감염을 막기 위해 개량 백신 접종을 고민했지만 결국 포기했다. 오미크론 하위 변이에 감염됐다면 이미 항체가 형성됐을 거란 판단에서다. 김씨는 "항체가 있을 텐데 굳이 접종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10일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동절기 백신 접종률은 인구 대비 3.1%, 대상자 대비 3.4%에 불과하다. 대상자는 마지막 접종이나 확진일로부터 120일 이상 지난 사람이다. 접종 예약률은 인구 대비 4.2% 수준이고, 60세 이상 고령층의 접종률도 10%가 채 되지 않는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우세종 BA.5는 검출률이 감소 중이고, BQ.1.1, BF.7 등 오미크론 세부계통 신규 변이가 해외 입국자를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번 동절기 추가접종엔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에도 대응이 가능하도록 개발된 2가 백신(개량 백신)이 활용되고 있다. 오미크론 하위 변위 중 BA.1 기반의 모더나와 화이자 백신이 먼저 쓰였고, 14일부터는 BA.4/5 기반 화이자 2가 백신 접종도 시작된다.
오미크론의 하위 변위가 속속 분화되고 개량 백신이 늘어나고 있지만, 정부는 예상보다 낮은 접종률에 애가 타고 있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9일 정례브리핑에서 "국민이 방역 수칙을 준수하고 백신 추가접종에 얼마나 참여하느냐에 따라 (유행 규모가) 달라질 수 있다"며 백신 접종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에 감염됐던 확진자들 사이에선 접종을 기피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전문가들은 오미크론에 감염된 이력이 있다면 이미 항체가 형성돼 백신에 대한 기대감이 떨어졌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확진된 적 있다면 (항체가 형성돼) 추가로 걸릴 위험이 낮아졌다고 생각하거나 백신의 감염 예방력에 대한 불신이 작용했을 수 있다"며 "접종 이력이 있더라도 오랜 시간이 지났다면 접종하는 게 맞고, 고위험군이라면 더더욱 접종을 권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