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효성그룹 일가인 조현문(53) 전 부사장을 강요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서울중앙지검 중요범죄조사부(부장 조광환)는 조 전 부사장을 지난 4일 강요미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8일 밝혔다. 효성 일가의 분쟁 당시 조 전 부사장 편에서 '효성 협박' 기획을 제안한 박수환 전 뉴스커뮤니케이션 대표도 같은 혐의로 기소됐다.
이번 사건은 9년 전 불거진 효성그룹 '형제의 난(亂)'에서 비롯됐다. 조 전 부사장은 2013년 2월 총수 일가 경영을 둘러싼 대립 과정에서 사표를 냈고, 2014년 6월 친형인 조현준(54) 효성그룹 회장과 계열사 대표 등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과 배임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조 회장 측도 2017년 3월 조 전 부사장을 공갈 미수 혐의로 검찰에 고소하면서 맞대응했다. 조 회장은 당시 조 전 부사장이 "효성 계열사 주식을 고가에 매수하지 않으면 각종 비리 자료를 검찰에 넘기겠다고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조 전 부사장은 2016년 대우조선해양 비리 의혹을 살펴보던 대검찰청 부패범죄특별수사단이 박수환 전 대표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수사하자 모습을 감췄다. 검찰은 당시 박 전 대표를 수사하면서 해외 체류 중인 조 전 부사장을 함께 불러 조사하려고 했지만, 그는 검찰의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이후 조 회장이 고소한 공갈미수 사건은 진척 없이 기소 중지됐지만, 조 전 부사장이 올해 1월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으면서 수사가 재개됐다.
조현문 전 부사장은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의 차남으로 장남인 조현준 회장, 삼남인 조현상 부회장과 그룹 경영을 놓고 갈등하다 2013년 회사를 떠났다. 효성 관계자는 "조 전 부사장이 수년간 수십 건의 고소고발을 남발하고, 부모에 대한 패륜적 행각으로 회사 이미지를 실추시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