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전 3기’ 신진서, 삼성화재배 첫 우승

입력
2022.11.08 18:20
세계대회 최초 '성(性) 대결' 결승 3번기에서 2-0 완승 
최정, 패했지만 여자 기사 최초 세계대회 준우승

한국 바둑랭킹 1위 신진서(22) 9단이 여자랭킹 1위 최정(26) 9단을 물리치고 삼성화재배에서 처음 정상에 올랐다.

신진서는 8일 서울 한국기원에서 온라인으로 진행된 2022 삼성화재배 월드바둑 마스터스 결승 3번기 제2국에서 최정을 상대로 184수 만에 불계승했다. 이로써 신진서는 전날 승리에 이어 2연승을 거두며 우승컵을 차지했다. 신진서는 지난 2년 연속 삼성화재배 결승에 올랐지만 모두 준우승에 그쳤다가 '2전 3기'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올해 2월 LG배 결승부터 세계 대회 18연승이며, 아울러 LG배와 춘란배에 이어 메이저 세계대회 3관왕에 올랐다. 반면 최정은 아쉽게 패했지만 여자기사로는 최초로 메이저 세계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는 족적을 남겼다.

‘35개월 연속 국내 랭킹 1위’ 신진서와 ‘108개월 연속 여자 1위’인 최정이 함께 연출한 최초의 ‘세계대회 결승전 성(性) 대결’만으로 화제를 모은 결승전이었다. 초반 포석까진 팽팽했지만 중반으로 접어들며 신진서는 두터운 모양으로 우세를 잡았다. 이후 중앙과 좌변 흑 대마를 잡으며 승리했다.

신진서는 대국 후 “초반 무리한 전투로 상황이 안 좋다고 생각했는데 타협이 잘 되면서 풀렸다고 봤다”라며 “이후에는 시간이 많이 남아 해볼 만하다고 생각했다”라고 돌아봤다. 이어 "삼성화재배에서 유난히 실패를 많이 해 꼭 우승하고 싶었다. 삼성화재배 전체적으로 대국 내용이 좋았던 것 같아 뿌듯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삼성화재배 우승상금 3억원을 확보한 신진서는 역대 최다 상금 기록에도 도전한다. 올해 상금 총액 13억9,000만원으로 2014년 이세돌 9단의 기록(14억1,000만원)에 근접했다.

강주형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