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제품 밀어준 한국타이어... '조씨 형제' 108억 꿀꺽

입력
2022.11.08 12:00
한국타이어, 자회사 제품 비싸게 구매
자회사 지분율 49.9% 조씨 형제, 부당 이익
공정위 과징금 80억·고발 결정

공정거래위원회가 자회사 제품을 시장 가격보다 비싸게 사들인 한국타이어에 과징금 80억 원을 부과하고 고발 결정을 내렸다고 8일 밝혔다. 조양래 한국앤컴퍼니(한국타이어 지주사) 명예회장의 장남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과 차남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은 부당 이익을 챙겼다.

한국타이어는 2014년 2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제조 원가를 실제보다 높게 산정해 자회사인 한국프리시전웍스가 생산한 타이어 몰드를 구매했다. 그 결과 한국프리시전웍스가 한국타이어에 납품한 타이어 몰드 가격은 경쟁사보다 15% 높았다. 타이어 몰드는 타이어의 패턴·디자인·로고 등을 구현하기 위한 틀이다.

이런 방식은 한국타이어가 2011년 10월 한국프리시전웍스를 인수한 후 일감을 몰아주다가, 다른 경쟁사의 불만이 터지자 내놓은 꼼수 지원책이었다.

한국타이어가 부당 지원하면서 한국프리시전웍스 상황은 크게 나아졌다. 부당 지원 기간 동안 한국프리시전웍스의 매출 이익률은 경쟁사 대비 12.6%포인트 높은 42.2%로 집계됐다. 영업이익률도 한국타이어의 지원이 있기 직전 4개 연도(2010~2013년) 13.8%에서 32.5%로 뛰었다. 국내 몰드 제조시장 점유율 역시 부당 지원 초기인 2014년 43.1%에서 2017년 55.8%로 커졌다.

한국프리시전웍스의 경영 지표 개선은 사주 일가의 배도 불렸다. 한국프리시전웍스 지분을 각각 20.0%, 29.9% 보유하고 있는 조현식 고문, 조현범 회장이 부당 지원 기간에 받은 배당금은 108억 원이었다. 조현범 회장은 현재 한국앤컴퍼니를 지휘하는 경영 실세다.

공정위 관계자는 "한국타이어의 지원으로 동일인 2세(조 고문·조 회장)는 상당한 배당금 등 부당한 이익을 얻었고 국내 몰드 제조시장 내 공정한 거래도 저해됐다"며 "이번 조치는 수직계열화를 명분으로 한 계열사 간 지원으로 총수 일가에게 부당한 이익을 제공한 행위를 제재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 박경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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