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 대외 여건을 보여주는 경상수지가 9월 흑자로 돌아섰다. 하지만 흑자 규모는 1년 전보다 89억 달러 가까이 급감하는 등 여전히 무역 전선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8일 한국은행은 9월 경상수지가 16억1,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수출이 꺾이면서 8월 30억5,000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한 지 한 달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그렇지만 흑자 규모는 지난해 같은 달(105억1,000만 달러)보다 88억9,000만 달러나 줄었다. 올해(1~9월) 누적 경상수지는 241억4,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흑자폭이 432억7,000만 달러나 축소됐다.
경상수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수지가 4억9,000만 달러 흑자로 3개월 만에 흑자 전환했다. 수출입 결과인 상품수지는 7월 약 10년 만에 적자로 돌아선 뒤 8월까지 두 달 연속 적자를 이어왔다.
하지만 1년 전과 비교하면 9월 상품수지 흑자 규모는 90억6,000만 달러나 급감했다. 수출은 감소하는데 원자재 등을 중심으로 수입은 늘어나는 추세가 이어진 탓이다. 실제 9월 수출은 570억9,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0.7% 줄었다. 이는 2020년 10월(-3.5%) 이후 23개월 만의 첫 감소다. 주력 시장인 중국 수출(-6.5%)이 꺾이고 주력 품목인 반도체(-5%)와 철강제품(-16.5%)도 크게 뒷걸음질쳤다.
반면 수입(565억9,000만 달러)은 1년 새 18% 늘었다. 가스(165.1%), 원유(57.4%) 등을 포함한 원자재(25.3%)를 중심으로 수입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서비스수지는 3억4,000만 달러 적자였다. 지난해 9월(-6,000만 달러)보다 적자폭이 2억8,000만 달러나 커졌다.
한은은 최근 경상수지 흐름과 관련해 "에너지류 수입을 제외하면 국내 무역수지(통관 기준·월 평균)는 올 상반기 129억 달러, 3분기에도 122억 달러 등 상당 폭 흑자를 낸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다만 "대외 불확실성이 워낙 큰 상황인 만큼, 당분간 변동성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