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영 서울 용산구청장이 이태원 핼러윈 참사 당일인 지난달 29일 집안 제사에 참석하기 위해 경남 의령군을 방문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앞서 용산구는 박 구청장이 자매도시인 의령 지역축제에 초청받아 다녀왔다고 했다.
박 구청장은 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현안질의에서 참사 당일 행적과 관련한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의 질문을 받고 “자매도시 초청 방문으로 오전 6시 30분에 의령에 갔다”고 답했다.
용 의원은 이에 “제가 확인한 바로는 박 구청장은 당일 시제가 있어서 새벽 6시께 용산을 출발해 오전 11시쯤 경남 의령에 도착했다”며 “오후 2시께 의령군수 만나 10분 정도 짧게 티타임했으며, 오후 4시께 의령을 출발해 오후 8시20분 용산에 도착했다”고 추궁했다. 그러면서 “집안일 때문에 의령에 갔다가 (간 김에) 군수하고 티타임한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박 구청장은 “사실이 아니다. 약속 시간을 먼저 잡고 내려갔다”며 개인 업무가 아니라 공무였다고 재차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행사에 참석했다고 한 적은 없다. 면담하고 왔다고 했다. 지역축제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앞서 용산구는 박 구청장의 참사 당일 행적과 관련 “자매도시인 의령군에서 축제기간 초청 공문을 받아 다녀왔다”고 밝혔다. 이전에도 여러 차례 초대를 받았으나 취임 후 바쁜 일정으로 응하지 못하다가, 참사 당일 다녀왔다고 설명했다. 의령은 박 구청장 고향이다.
용 의원은 이에 대해 “(이 일정을) 어떻게 지방 출장이라고 하느냐”며 “다녀온 게 문제라고 하는 게 아니라 지금까지 계속 거짓 해명만 늘어놓고 있다. 얼굴 한 번 보이지 않고 계속 사라져 있었는데, 정말로 책임을 지겠다는 구청장 태도가 맞는 건지 묻고 싶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구청장은 이날 이태원 참사에 대한 심경을 묻는 조은희 의원 질의에 "현장에서 구조활동을 벌이고 대책 마련을 지시했으나 역부족이었다"며 "구청장으로서 책임을 회피하지 않고 진상 규명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말했다. 조 의원이 "구체적으로 어떤 책임이냐"고 묻자, 박 구청장은 "큰 희생이 난 것에 대한 마음의 책임"이라며 사퇴 의사 없다는 뜻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