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집회 배후" 野 "특검하자"…애도 끝나자 격한 충돌

입력
2022.11.07 18:00

'이태원 핼러윈 참사' 국가애도기간이 끝나자마자 여야가 격하게 충돌하기 시작했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권을 흔들려는 "치졸한 정치공세를 그만두라"고 성토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뿐 아니라 특별검사 도입까지 꺼내들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7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민주당은 정권 퇴진 운동 전문 정당이냐"며 "당 조직을 동원해 제대로 출범도 못한 윤석열 정권을 끌어내리겠다고 무더기 버스 동원에 나선 민주당은 국민께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또 "국민의 분노에 불을 지르고 그걸 방패막이 삼아 정권 퇴진 운동을 하는 치졸한 정치를 당장 그만두라"고 강조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이번 참사를) 기회로 사고 수습과 무관하게 과도한 정쟁과 국민 분열을 야기해서는 안 된다"면서 "사고 책임 규명과 재발방지 대책에 앞장서는 과정에서 유족 가슴에 두 번 대못 박고 국민 분열과 갈등 부추기는 정쟁은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가세했다.

국민의힘은 참사 당일인 지난달 29일에 이어 이달 5일 서울 도심 대규모 집회의 배후가 민주당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지난 대선 당시 '이재명 선대위'에서 활동했던 인물이 대표를 맡고 있는 단체 '이심민심'이 해당 날짜에 전국에서 버스를 대절해 집회 장소까지 사람들을 실어 날랐다는 언론 보도까지 나왔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앞에선 추모를, 뒤로는 대통령 퇴진을 외치는 민주당의 이중성에 국민은 속지 않을 것"이라며 "슬픔을 정쟁으로 만들려는 민주당을 지켜보기 안타깝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 퇴진 시위와 민주당의 연결고리를 부각시킨 셈이다.

野, 국정조사·특검으로 동시에 압박..."철저한 진상규명"

이에 민주당은 특검 카드까지 빼들며 반격에 나섰다. 이재명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제 희생자에 대한 진정한 애도와 추모의 시간이 지나고 책임의 시간이 돌아왔다"며 "당장 시급한 것은 철저한 국정조사에 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립적인 특검을 통해 철저하게 진상을 규명하고 관련자들에 대한 엄정한 문책이 따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참사 전 대규모 인파에 따른 안전사고 가능성을 우려한 용산경찰서 보고서가 용산서 정보지휘부 주도로 삭제된 정황이 드러난 만큼 경찰의 '셀프수사'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국정조사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정의당 등과 함께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하고 10일 국회 본회의에 보고할 방침이다.

민주당은 대대적인 문책 인사도 요구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회의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경질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윤희근 경찰청장 파면은 물론 대통령실과 내각의 전면적 쇄신을 즉각 단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