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비 많이 내린 올해 10월... 덥다가 춥다가 '오락가락'

입력
2022.11.07 18:13

올해 10월엔 여러 면에서 이례적인 날씨가 자주 나타났다. 평년보다 비가 많이 왔지만 중부지방에만 집중되면서 남부지방에는 가뭄이 이어졌고, 상순엔 유난히 더웠으나 하순 들어 갑자기 한파특보가 발효되면서 얼음이 어는 곳이 나왔다.

7일 기상청이 발표한 '2022년 10월 기후특성'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강수량은 77.9㎜로 평년(37~64.3㎜)보다 많았다. 10월 3, 4일 이틀간은 중부지방을 통과하는 저기압 주변에서 남쪽 따뜻한 공기와 북쪽 찬 공기가 충돌하면서 폭우가 쏟아졌다.

특히 3일 하루에만 경기 파주시에 118.4㎜, 강원 철원군에 109.5㎜의 비가 내렸는데, 이 두 곳을 포함해 경기 동두천시와 강원 춘천시 등 전국 6곳이 역대 10월 일강수량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다. 특히 이 기간 단시간 내 집중호우가 내린 곳이 많아 역대 10월 1시간 최다 강수량 순위가 바뀐 곳도 11곳이나 됐다.

남부지방엔 가뭄이 계속됐다. 중부지방에 127.1㎜의 비가 내리는 동안 남부지방엔 겨우 41.4㎜만 내렸다. 특히 남부지방의 경우 10월까지 누적 강수량이 평년 대비 66.4%에 불과해 관측 이후 역대 4번째로 비가 적게 왔다.

월초와 월말 기온 차이도 컸다. 10월 초만 해도 강원 강릉시 최고기온이 32.8도, 부산은 30.8도를 기록하며 가을 치고 더운 날씨가 계속됐다. 특히 10월 1일엔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10월 일 최고기온 기록을 갈아치운 곳이 8곳이나 나왔다. 일 평균기온 순위도 대거 바뀌었는데, 10월 3일엔 전국 29곳이 역대 가장 더운 10월의 하루를 보낸 것으로 기록됐다. 전남 해남·고흥군의 경우 15년 만에 가장 높은 일평균 기온이 기록됐다.

그러나 10월 중순 이후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17일부터 최저기온이 5도 안팎으로 '뚝' 떨어지면서 이례적인 10월의 한파특보가 발효됐고, 18, 19일엔 일부 지역에서 평년보다 이른 첫 서리와 첫 얼음이 관측됐다. 서울 첫 얼음 관측일은 10월 19일로 평년 대비 15일이나 빨랐다. 10월 한 달 내내 '오락가락'한 날씨가 이어진 셈이다.

기상청은 "10월 한 달간 찬 대륙고기압과 따뜻한 이동성고기압 영향을 받아 추운 날과 따뜻한 날이 번갈아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곽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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