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소 추세에 있던 소나무재선충병 피해 고사목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산림청에 따르면 소나무재선충병 피해 고사목이 2014년 218만 그루로 정점을 찍은 후 2018년 69만 그루, 2021년에는 31만 그루로 감소했으나, 2022년 4월에 38만 그루로 다시 증가세로 전환됐다. 소나무재선충병 모니터링센터가 주요 피해지역(밀양, 포항, 경주, 부산 등)의 발생 현황, 월별 고사율 및 예찰 그루수 등을 감안한 결과 2023년 4월에는 78만 그루 이상의 피해 고사목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하였다. 소나무재선충병 피해 고사목이 증가세로 전환된 배경으로는 가을 및 겨울철 이상고온 및 봄철 건조로 인한 소나무의 수분스트레스 증가, 매개충 활동 시기의 변화, 그리고 코로나19로 인한 예찰 및 방제 활동의 위축 등이 거론된다.
소나무재선충병 관리에서 충분한 예산 확보는 필수 불가결하다. 이미 다양한 복합적 방제 기술들이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지만, 충분한 예산 확보 없이는 소나무재선충병 모니터링, 소나무재선충 피해목 진단 및 처리, 역학조사, 예방 약제 처리, 매개충 모니터링 및 방제, 그리고 피해지역 사후 관리 등을 적기에 시행할 수 없다. 현재 산림청이 확보한 2023년도 관련 예산으로는 소나무재선충병 피해목 발생 및 확산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다.
예산 부족으로 소나무재선충병 모니터링, 고사목 처리, 예방 약제 처리 등이 적기에 이뤄지지 않으면 피해 고사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고, 이들을 처리하기 위해 막대한 예산과 인력이 추가로 필요할 것이다. 따라서 정부 예산 부처는 이른 시간 안에 산림청과 협의하여 관련 예산을 선제적으로 증액하여 예산 부족으로 인해 발생할 막대한 예산과 인력 낭비를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 산림청은 예측된 피해 고사목 수를 바탕으로 예산 배정을 치밀하게 계획하고 드론을 이용한 정밀 예찰, 피해목 전량 방제, 예방 나무 주사, 방제사업 시행 후 모니터링 강화 등을 철저히 시행하여 조기에 소나무재선충병 발생 본수를 줄여나가야 한다. 매개충 정밀 분포 지도 작성, 드론 및 인공지능을 활용한 정밀 모니터링 기술, 환경친화적 방제법 개발 등 기존 소나무재선충병 관리 패러다임에 변화를 가져올 R&D 예산도 확보해야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나무는 단연 소나무이다. 소나무는 우리나라에서 개체수만으로도 가장 많은 나무에 속하며, 우리 민족의 정신을 가장 잘 나타내는 나무다. 애국가 2절 도입부에 등장하는 '철갑을 두른 듯'한 소나무를 소나무재선충병으로부터 지켜내기 위한 정부의 발 빠른 대처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