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과 정부가 6일 ‘민생금융 당정협의회’를 열었다. 지난 7월 125조 원의 민생금융안정대책 등을 내놓은 지 불과 3개월여 만에 추가 대책 강구에 나선 셈이다. 미국이 지난 2일(현지시간) 4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한번에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감행함에 따라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인상 등 고금리 파고가 예상보다 더 거세질 게 확실해졌기 때문이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최근 추가 금리인상 후 “이제 금리인상 속도보다 최종 금리 수준(how high)과 지속 기간(how long)이 중요하며, 이전 예상보다 최종 금리 수준은 높아졌다”고 밝혔다. 현재 4.0%까지 오른 미국 기준금리 예상 정점은 상단 기준 기존 4.75%에서 5.5%로 0.75%포인트 더 높아졌다. 한은 기준금리도 거기에 맞춰 더 올라야 한다는 얘기다.
미국의 추가 인상으로 한미 금리차는 다시 최대 1.0%포인트로 크게 벌어졌다. 한은으로서는 오는 24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0.5%포인트 추가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고, 내년 상반기까지 국내 기준금리 정점 역시 최고 4.5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 시중은행 대출금리는 그에 맞춰 다시 급등세를 타며 상단은 이미 주담대와 신용대(1등급 기준) 모두 7%대 중반을 넘어섰고 8%대 돌파도 임박한 것으로 우려된다.
당국에 따르면 이미 소득의 40% 이상을 원리금 상환에 쓰면서, 유사시 보유자산을 모두 처분해도 대출을 다 갚을 수 없는 ‘고위험’ 가구만 약 38만 가구에 달한다. 금리가 더 오를수록 고위험 가구 수는 더 급증할 수밖에 없다. 당정은 이날 정책서민금융을 12조 원으로 확대하고, 완화된 요건에 맞춘 안심전환대출을 7일부터 재개하는 등의 방안을 냈다. 하지만 책상 위 대책만으론 부족하다. 기민한 현장 행정으로 선제적 위기관리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는 게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