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피해 입은 강릉시 "소나무 줄이고 활엽수 많이 심는다"

입력
2022.11.0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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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에 잘 타는 소나무 위주 조림 벗어나
굴참나무 등 활엽수 중심 내화수림 조성"

지난 3월 대형산불로 큰 피해를 본 강원 강릉시 옥계면과 성산면 일대 산림이 활엽수 위주로 조림사업이 추진된다.

강릉시는 옥계면 남양리(989.2㏊)를 비롯한 산불피해 산림 1,019.4㏊ 가운데 41.3%인 421.3㏊의 경우 소생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자연복원을 시도하기로 했다고 6일 밝혔다. 자연복원은 조림 속도는 느리지만 예산을 들이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

나머지 산불피해지역 598.1㏊(58.7%)를 대상으로는 내년부터 3년간 160억 원을 들여 복원작업에 나선다는 게 강릉시 구상이다. 특히 해당지역에 밤나무와 대추나무, 감나무 등 유실수를 집중적으로 심기로 했다. 임야에 식재할 나무도 굴참나무(63%)를 비롯해 낙엽송(17%), 고로쇠(7%) 등 활엽수 위주로 하고 소나무 비중은 6%로 낮추기로 했다.

활엽수를 심기로 결정한 이유는 기존 소나무 위주 조림방식이 산불에 취약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송진과 솔방울을 가진 소나무는 활엽수에 비해 불이 잘 붙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송진 내 식물성 기름 성분인 '테라핀'이 불쏘시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지난 3월 경북 울진에서 시작돼 강원 삼척까지 번진 동해안 산불과 2019년 고성·속초 산불 등 대형 산불 때마다 소나무는 피해를 키운 요인으로 지목됐다.

강릉시 관계자는 "종전 산불 피해지 복원 과정에서 소나무 위주 조림을 하면서 활엽수는 내화수림대에 일부 심는 방식이었지만, 이번에 부작용이 나오면서 활엽수 위주 조림 방식으로 바꾸기로 한 것"이라며 "활엽수 묘목 확보가 어려울 경우 파종 조림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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