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가 법인에 납부해야 하는 당일 소득의 일부인 사납금을 제하고 받는 소득이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면 최저임금법 위반이란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택시기사 A씨가 회사를 상대로 낸 미지급 임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전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2013년과 2014년 택시회사와 맺은 임금협정서에 따라 사납금 9만7,000원 을 매일 납부했다. 회사는 A씨가 일일 사납금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을 입금하면 그 차액을 급여에서 뺐다.
A씨는 이에 회사가 사납금 부족을 이유로 임금에서 부족분을 제하는 건 근로기준법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특히 사납금을 제하고 남은 수입이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므로 최저임금법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1·2심은 택시회사 손을 들어줬다. 사납금 공제 이전의 금여를 계산한 통상임금이 최저임금보다 높다는 이유를 들었다. 회사와 노동조합이 근로시간과 사납금을 정한 뒤, 이를 기준으로 기본금을 산정하기 때문에 기사들에게 불이익을 줬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대법원은 그러나 원심이 판례에 상반되는 판단을 했다며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대법원 2부(주심 노태악 대법관)가 다른 택시기사들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 청구 소송 판례를 근거로 원심을 파기했다. 대법원은 일반적으로 최저임금 위반 여부는 공제 전 급여를 기준으로 하지만, 사납금을 내야 하는 운전근로자에 대해선 미납이라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납금을 제한 임금이 최저임금법 위반의 판단 기준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