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구 군부대 폭발사고로 2명 부상...이태원 참사로 묻힐까 걱정"

입력
2022.11.06 10:10

지난달 31일 강원도 양구군의 한 군부대에서 물자 운반 작업 중 발생한 폭발 사고와 관련해 제대로 된 조사와 보상, 책임자 처벌 등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태원 참사로 폭발 사고가 "묻히는 분위기"라는 우려도 나왔다.

사고가 난 육군 모 사단 예하부대에서 근무하는 장병이라고 밝힌 A씨는 지난 5일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작전을 수행하다 다친 2명의 청춘에게 제대로 된 보상과 책임자의 사죄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A씨는 "뇌관이 살아있지 않다고 판단된 폭발물을 운반하다 터져 병사 2명이 중상을 입고 국군수도병원으로 후송됐다"며 "다행히 의무병의 빠른 대처로 상태가 더 악화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A씨는 그러면서 "이 중 1명은 발뒤꿈치가 날아가 인공뼈를 넣고 종아리 살을 붙였다. 평생 다리를 절어야 할 수도 있고 잘못되면 평생 목발이나 휠체어를 타고 다닐 수 있는 상황이다. 극단적으로는 절단해야 하는 상황까지 갈 수 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A씨는 "앞으로 살아갈 날이 많은 청춘에게 나라에서 주는 보상이라곤 피해보상금 1,000만∼1,500만 원, 그리고 국가유공자 혜택뿐"이라며 "정말 화도 많이 나며 너무 안타깝다"고 했다.

A씨는 특히 "현재 이태원 참사 등으로 이번 사고는 쉬쉬하자는 분위기이고 많이 묻히고 있다는 생각마저 든다"며 군 부대의 대처를 비판했다. A씨는 "뇌관이 살아있지 않은 폭발물이라고 판단한 것도 문제"라며 "그렇게 판단한 책임자는 누구인지 화가 난다. 또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대로 된 조사와 보상조차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또 다른 젊은 청춘들이 '불모지 작전'이라는 위험한 작전에 노출돼 있다"며 "제대로 된 조사와 소속 지휘관 등의 사죄와 책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A시는 해당 부대가 내놓은 입장문도 첨부했다. 부대 측은 "불의의 사고로 다친 장병과 가족에게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며 "현재 사고대책본부를 구성해 치료와 회복, 보상 등 후속 조치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육군 수사단에서 정확한 사고 원인과 경위를 조사 중이며, 그 결과에 따라 관련자들에 대한 처리와 안전대책 강구 등 필요한 조치를 추진할 예정"이라며 "장병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지뢰탐지 등 후속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31일 오전 11시 18분쯤 양구군의 한 육군 부대 안보전시관에서 물자 운반 작업 중 폭발물이 터져 병사 2명이 파편 등에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직후 병사들은 경기 성남 국군수도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이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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