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작은 차체, 그리고 더욱 큰 즐거움 – 메르세데스-AMG A 35 4MATIC

입력
2022.11.06 06:30

메르세데스-벤츠의 고성능 디비전, AMG는 그 어떤 시기보다 다채로운 포트폴리오 라인업을 구축하며 수 많은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게다가 기존보다 더 작은 체격의 차량들도 속속 등장하며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가장 잘 보여주는 차량 중 하나가 컴팩트 AMG, A 35 4MATIC 세단이라 할 수 있다. 브랜드에 있어 가장 컴팩트한 세단을 바탕에 두고 AMG의 퍼포먼스가 독특한 조화를 예고하는 모습이다.

다시 마주한 A 35 4MATIC은 어떤 매력과 가치를 제시할까?

A 35 4MATIC은 컴팩트 세단인 A-클래스 세단을 기반으로 한 만큼 작은 차체가 시선을 끈다.

실제 4,565mm의 전장과 각각 1,790mm와 1,415mm의 전폭과 전고를 갖췄다. 참고로 휠베이스는 2,730mm로 전장에 비해 제법 길게 느껴진다. 작은 체형이지만 성능은 충분하다. 보닛 아래에는 AMG 2.0L 가솔린 터보 엔진, AMG 스피드시프트 7단 DCT, 4MATIC(AWD)가 더해져 1,575kg의 공차중량을 갖췄다.

스포티한 감각을 선사하는 컴팩트 세단

고성능 모델로 ‘퍼포먼스를 과시해오던’ 과거의 AMG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일반적인 차량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으로 대중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하지만 최근 더욱 다채롭게 전개되는 AMG들은 간혹 온순한 모습으로 시선을 끌기도 한다.

A 35 4MATIC 역시 이러한 기조를 반영한다. 실제 일반적인 A 세단보다는 강렬하지만 ‘일반적인 AMG’에 비한다면 제법 순한 모습이다. 그래도 가로형 디테일과 AMG의 레터링 등이 더해진 프론트 그릴 및 바디킷이 더해져 시선을 끈다.

측면에는 컴팩트 세단의 실루엣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보닛과 도어와 루프 라인이 매끄럽게 이어져 유려한 실루엣을 제시하고 사이드 스커트 역시 과하지 않은 수준에서 다듬어졌다. 네 바퀴에는 별 모양의 형태가 돋보이는 휠이 시선을 끈다.

이어지는 후면 역시 작은 차체의 모습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깔끔히 다듬어진 차체에 살짝 돌출된 립 타입 스포일러, 그리고 머플러 팁을 차체 양 끝에 배치해 ‘고성능 모델’의 감각을 선명히 드러낸다.

작은 공간, 그리고 AMG의 존재감

실내 공간은 외형과 같이 ‘조금은 온순한’ AMG의 감각을 누릴 수 있다.

A 클래스 계열 고유의 깔끔하고, 입체적으로 그려진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가 시선을 끈다. 더불어 고유한 원형의 에어밴트와 각종 디테일은 물론 버튼과 다이얼 등 역시 일반적인 A-클래스의 감각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물론 AMG의 감각을 느낄 수 있는 천공 가죽을 쓴 스티어링 휠과 메탈 페달, 그리고 붉은 색 스티치 등이 스포티한 매력을 제시한다.

센터페시아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깔끔한 그래픽을 바탕으로 다채로운 기능을 능숙히 지원한다. 과거 내비게이션 및 일부 기능의 답답함을 주었던 ‘메르세데스’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모습이다.

더불어 사운드 시스템 역시 OEM 제품임에도 준수한 수준이라 ‘차량의 경쟁력’을 더한다.

차량의 체격이 작은 만큼 절대적인 공간의 여유가 넉넉한 것은 아니다. 다행히 1열 공간은 준수한 모습으로 대다수의 탑승자에게 좋은 평가를 받기 충분하다. 시트에는 알칸타라와 붉은색 스티치로 스포티한 감각을 더했다.

다만 2열 공간은 아쉬움이 남는다. 도어를 열어 보면 컴팩트 세단의 ‘현실’을 맛볼 수 있다. 분명 2열 공간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기엔 부담스럽다. 대신 시트의 연출 및 구성에서는 AMG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다.

실내 공간과 더불어 적재 공간은 분명 아쉽게 느껴진다. 실제 트렁크 게이트 아래에는 다소 좁은 공간이 자리한다. 다행스럽게도 공간 자체는 깔끔하고, 상황에 따라 2열 시트를 폴딩할 수 있어 ‘활용성’을 높인다.

소소한 AMG의 퍼포먼스

작은 AMG의 보닛 아래에는 전통적인 AMG와는 사뭇 다른 소소한 유닛이 자리한다.

최고 출력 306마력과 40.8kg.m의 토크를 내는 직렬 4기통 2.0L AMG 가솔린 터보 엔진이 중심을 잡고 AMG 스피드시프트 7단 DCT, 그리고 4MATIC(AWD) 시스템이 더해져 견실한 주행을 보장한다.

이러한 구성을 통해 정지 상태에서 4.8초 만에 시속 100km까지 가속할 수 있다. 더불어 복합 기준 10.1km/L(도심 9.2km/L 고속 11.7km/L)의 효율성을 제시해 ‘소소한 균형감’을 챙기는 모습이다.

보다 쉽게 누리는 AMG의 즐거움

A 35 4MATIC의 외형과 실내 공간을 충분히 둘러보고 본격적인 주행을 위해 도어를 열고 시트에 몸을 맡겼다. 작은 차량이지만, AMG의 감각을 느낄 수 있는 각종 요소들이 보는 눈을 즐겁게 한다.

온전한 구성이라 하기엔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AMG의 확장’을 알리기엔 충분한 차량이라 생각됐다. 더불어 시동과 함께 전해지는 엔진 및 배기 사운드 역시 나름의 매력을 느끼게 한다.

작은 엔진을 다듬은 만큼 차량의 성능이 압도적인 건 아니다. 하지만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았을 때의 ‘느낌’ 자체는 충분한 모습이다. 306마력과 40.8kg.m의 토크가 탁월한 수준은 아니지만 컴팩트 세단에 즐거움을 더하고, 움직임을 이끌긴 충분한 성능이다.

게다가 전반적인 출력 전개에 있어 적당한 사운드의 즐거움까지 더해져 주행의 즐거움을 살린다. 다만 전통적인 AMG의 퍼포먼스를 아는 이들에게는 ‘AMG’라는 타이틀을 부여하기엔 내심 아쉽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엔진에 합을 이루는 7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지만 변속 상황에서 운전자에게 위화감을 주거나 ‘변속 충격’을 주지 않도록 다듬은 것을 느낄 수 있다. 완전히 쾌적한 편은 아니지만 충분히 일상을 누릴 수 있을 것 같았다.

더불어 4MATIC 시스템은 안정감에 힘을 더한다. 출력을 후륜에 집중해 과도한 움직임을 연출하지 않고, 견실한 전-후륜 밸런스를 구현한다. 덕분에 주행 내내 안정적인 움직임을 느낄 수 있었다.

차량의 움직임은 작은 차량의 이점, AWD 시스템의 이점 등이 적재적소에 드러난다.

실제 작고 가벼운 체격, 그리고 안정적인 움직임을 자아내는 4MATIC의 조합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일상의 쾌적함을 누릴 수 있을 뿐 아니라 ‘충분한 달리기 성능’이 공존하는 모습이다.

기본적인 조향 반응이나 조향에 따른 차량의 움직임은 제법 스포티하게 구성된 모습이다. 꽤나 경쾌하고 민첩해 ‘다루는 즐거움’을 드러내는 것 같다. 덕분에 주행을 하는 내내 쉽게 다룰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스포티한 차량’, 혹은 AMG 라인업에 속한 차량이라 하기엔 어딘가 아쉽게 느껴진다. 실제 서스펜션의 셋업이나 주행 전반의 감각은 메르세데스-벤츠의 ‘스포츠 모드’에 가까운 모습이다.

일부 상황에서는 스포츠 모드, 혹은 AMG 퍼포먼스에 걸맞은 견고함을 드러내 부담을 줄 때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일상부터 스포츠 드라이빙까지 모두 아우를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낸다.

좋은점: 깔끔한 패키지, 다채로운 상황에 대응하는 퍼포먼스

아쉬운점: 내심 아쉬운 퍼포먼스

AMG의 즐거움을 더욱 다채롭게 알리는 존재

메르세데스-AMG의 A 35 4MATIC을 완전한 AMG라 평가하기엔 내심 아쉽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모호함’은 되려 확장성을 이끌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AMG의 매력을 더욱 다채롭게, 그리고 더욱 쾌적하고 부담 없이 즐기고 싶다면 A 35 4MATIC은 분명 매력적인 선택이 될 것이다.

모클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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