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인수 후 트위터가 대혼란에 빠졌다. 전체 직원의 50%가 해고됐고, 광고주들은 계약을 일시 중단했다. 직원들의 반발에도 머스크는 "어쩔 수 없다"며 결정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위터는 이날 전체 인력의 50%에 달하는 3,700여 명에게 정리해고 이메일을 일괄 발송했다. 엔지니어링과 머신러닝, 인공지능(AI) 윤리, 영업, 광고, 마케팅, 콘텐츠 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신뢰·안전팀 등 거의 모든 부서와 팀에 걸쳐 해고 통지서가 발송됐다. 소통팀은 거의 전원이 해고된 것으로 전해졌다. 메일은 구체적인 해고 사유도 담지 않았다.
특히 정식 해고 통지를 하기 전에 여러 직원을 사내 망에서 차단한 사실이 드러나 비난을 샀다. NYT는 최소 한 명의 직원이 화상 회의 중에 시스템에서 방출돼 자신이 해고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영국 런던 트위터 지부에 근무하는 크리스 유니는 사내 이메일 계정에 접속하지 못해 자신이 해고된 걸 알았다며 "새벽 3시에 이렇게 해줘서 참 고맙다"고 회사의 조치를 비꼬았다.
트위터가 흔들리면서 수많은 광고주들도 계약을 일시 중단했다. 제약사인 화이자, 자동차 회사인 폭스바겐그룹과 제너럴모터스(GM), 식품업체 제너럴밀스와 몬데레즈인터내셔널, 유나이티드 항공 등은 광고를 잠정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머스크가 비용 절감을 위해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에 나섰지만, 오히려 회사 매출의 90%를 차지하는 광고 수입이 타격을 받게 됐다. 광고주들은 '표현의 자유 지상주의자'인 머스크가 게시물 정책을 변경해 가짜 뉴스와 혐오 게시물이 트위터에 증가할 수 있다는 점도 우려했다.
혼란에도 불구하고 머스크는 "해고 조치는 어쩔 수 없었다"고 재확인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매일 400만 달러(약 56억4,400만 원)씩 손해를 보는 회사에서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며 해고 결정을 옹호했다. 또한 그는 "퇴사한 모든 사람들에게 법정퇴직금보다 50% 많은 3개월 치의 퇴직금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머스크의 해고 조치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산드라 수처 하버드대 경영대 교수는 "이건 어떻게 (해고를) 하면 안 되는지 보여주는 모범 사례"라며 "이유도 설명하지 않고 미리 (해고) 하겠다고 말하는 건 매우 비인간적인 대우"라고 비판했다.
CNBC방송에 따르면 5명의 전·현 직원들은 머스크가 충분한 사전 통보 없이 해고에 나서 미국 연방법과 캘리포니아주(州)법을 위반한 혐의가 있다며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에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연방 법률인 '노동자 적응·재훈련 통보법'(WARN)은 대기업이 대량 해고를 시행하기 최소 60일 전에 당사자에게 서면 통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