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외무성이 4일 “자주권과 안전 이익을 침해하는 적대세력들에게 끝까지 초강력 대응으로 대답할 것”이라며 한미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 연장에 또 반발했다. 북한군 서열 1위인 박정천 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전날 관련 성명을 낸 데 이어 이틀 연속 반발에 나선 것이다.
북한 외무성은 이날 심야에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담화를 내고 “이미 우리는 도발적인 ‘비질런트 스톰’을 당장 중지해야 한다는 것을 명백히 경고했다”며 “미국은 경거망동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조성된 엄중한 군사적 대치 상황은 명백히 미국과 남조선이 사상 최대 규모의 합동 공중타격훈련을 벌려 놓아 초래됐다”며 한미 탓으로 돌렸다.
이어 “지속적인 도발에는 지속적인 대응이 뒤따르기 마련”이라며 추가 도발을 예고했다. 북한은 전날 “한미 연합공중훈련 연장은 돌이킬 수 없는 실수”라는 박 부위원장의 담화 이후 1시간 만에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3발을 발사했다.
한미 공군은 북한이 2일 북방한계선(NLL)을 넘기는 미사일을 쏘는 등 무더기 미사일 도발에 이어 3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까지 감행하자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4일까지로 예정돼 있던 비질런트 스톰 훈련 기간을 하루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이종섭 국방장관이 미국 측에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이번 훈련에는 우리 공군의 F-35A, F-15K, (K)F-16, KC-330 등 140여 대의 항공전력이 참여하고 있다. 미군에서는 F-35B, EA-18, U-2, KC-135 등 총 240여 대의 대규모 전력이 참여해 실전과 같은 공중전투훈련을 진행한다. 특히 일본 이와쿠니 미군기지에 주둔하는 F-35B 스텔스 전투기는 최초로 국내 기지에 착륙하기도 했다. 호주 공군도 KC-30A 공중급유기 1대를 파견해 처음으로 한미 연합훈련에 합류한 상태다.
한미 군용기 200여 대가 한반도 상공에서 대규모 훈련을 실시하는 건 북한의 핵실험과 ICBM 시험발사가 잇따랐던 2017년 12월 이후 4년 10개월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