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예산 전쟁'... 野 "권력기관 예산 삭감" vs 與 "예산 정쟁화"

입력
2022.11.0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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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결위 공청회에서도 여야 신경전
"文정부 방만재정" vs "코로나 때문"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4일 정부가 제출한 639조 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공청회를 열면서 '예산 전쟁'의 막이 올랐다. 시작부터 여야는 신경전을 주고받았다. 더불어민주당이 이태원 참사로 부각된 안전 예산과 민생 예산 증액을 위해 권력기관 예산을 삭감하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국민의힘은 "고질적인 예산 정쟁화 시도"라고 반박했다.

포문은 민주당이 열었다. 김병욱 정책위 수석부의장과 예결위 간사인 박정 의원, 위성곤 정책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 "긴축재정으로 경제 불안을 더욱 심화시키는 경제 불안 예산"이라며 "정부는 민생, 경제, 안전 예산은 대폭 감액하면서도 대통령실 이전 후속조치 예산은 1,300억 원, 검찰 등 권력기관 예산은 3,387억 원 증액하기도 했다"고 비판했다.

민생·안전 예산 증액을 위해서 권력기관 예산 삭감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증액 대상으로는 △119구급대 지원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기초연금 단계별 인상 △저소득층 영구 임대주택 공급 확대 등을 10대 민생사업 예산으로 제시했다. 이재명 대표가 강조해온 지역상품권 발행 지원 예산도 7,050억 원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권력기관 관련 예산과 종합부동산세·법인세 등 이른바 '초부자감세'를 줄여 약 6, 7조 원의 증액 자원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대표적 삭감 대상으로 대통령실 이전과 검찰 청사 신축 비용, 행정안전부 경찰국 경비 비용 등을 꼽았다.

국민의힘은 즉각 반발했다.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민주당은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에서 안전 사업 예산도 감액됐다'고 호도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재난·안전 예산은 21조9,000억 원에서 22조3,000억 원으로 4,000억 원이 늘어 전년 대비 1.8% 증가했다"며 "사실관계 확인 없는 예산 발목잡기, 예산의 정쟁화는 국민의 신뢰를 저버리는 것과 다름없다"고 날을 세웠다.

민주당이 '문제 예산'이라 지적한 부분에 대해서도 반박자료를 내며 '국민 선동'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정책위원회는 "(민주당이 주장하는) 지역화폐 예산은 결제액을 분석한 결과 소상공인과 무관한 주유소, 종합병원, 대형마트에서 사용된 경우가 다수"라고 주장했다. 대통령실 이전 비용에 대해선 "실제 이전 비용은 517억 원"이라며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이전과 무관한 사업 예산을 대통령실 이전 비용인 것처럼 호도했다"고 지적했다.

예결위 공청회도 시각차

예결위에서 열린 전문가 초청 공청회에서도 여야 간 충돌은 이어졌다. 국민의힘 간사인 이철규 의원은 "문재인 정부 시절 재정 적자가 연평균 100조 원, 국가채무비율도 올해 49.7%로 급증했다"며 "윤석열 정부는 13년 만에 건전 재정으로 전환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병도 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도) 대선 후보 시절 정부가 돈을 더 드려야 한다고 주장해놓고 당선되고 나니 (재정적자가) 확대됐다고 그런다"며 "코로나19로 확장 재정을 한 것이 정치적 목적의 방만한 운영이냐"고 반박했다.

예결위는 법정시한(12월 2일) 내 예산안 처리를 목표로 오는 7일부터 정책질의를 시작함에 따라 본격적인 예산안 심사에 돌입한다.

박재연 기자
박준혁 인턴기자
김윤정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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