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여제' 최정... 생애 첫 메이저 세계대회 4강 진출

입력
2022.11.03 20:32
한국 여성 기사 중 최초

세계 바둑대회 최초로 한국 여성 바둑 기사가 4강에 진출했다.

최정 9단은 3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과 중국 베이징 중국기원에서 온라인으로 진행된 2022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8강전에서 중국의 양딩신 9단을 흑 201수만에 불계승으로 꺾었다. 이로써 최 9단 2010년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 4강에 올랐다.

한국 여성 바둑기사가 세계대회 4강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메이저 세계대회 여성 첫 4강 기록은 1992년 2회 응씨배에서 중국의 루이나이웨이 9단이 작성한 바 있다.

초반 포석에서 미세하게 뒤졌던 최정은 중반 좌중앙에서 벌어진 패싸움의 대가로 우하귀를 잡아내며 우세를 확립했다. 이후 양딩신은 맹공을 이어갔지만 최정이 이를 가볍게 타개하자 결국 돌을 던졌다.

최정은 경기 후 ”4강 진출은 예상 못했지만 이렇게 간절하게 이기고 싶다는 마음이 든 건 굉장히 오랜만이다. 여기까지 온 이상 결승에 한 번 가보고 싶다"며 "4강 상대인 변상일 9단에게는 이겨본 기억이 없는데 나보다 변 9단의 부담이 더 클 것이다. 오늘처럼 죽어라 들이받아보겠다"며 웃었다.

이날 함께 벌어진 다른 8강전에서는 변상일이 이형진 6단에게 168수 만에 백 불계승 했다. 변상일이 메이저 세계대회 4강에 오른 것은 2020년 제25회 LG배에 이어 두 번째다.

이날 최정과 변상일의 승리 덕분에 한국은 삼성화재배 2연패를 일찌감치 확정 지었다. 전날 열린 8강 첫째 날에도 신진서 9단과 김명훈 9단이 4강에 올랐기 때문이다. 한국이 메이저 세계대회에서 4강을 독점한 것은 이번이 6번째이다. 삼성화재배에선 처음이며, LG배에서 4차례, 후지쓰배에서 1차례를 기록했다.

변상일과 최정의 대국은 4일, 신진서와 김명훈의 대국은 5일 펼쳐진다.

박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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