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신규 취업자 수가 8만 명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코로나19 회복 과정의 ‘고용 훈풍’ 덕에 올해 80만 명에 육박할 취업자 규모가 10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드는 것이다. 특히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가 내년 처음으로 취업자 감소를 유발할 것으로 예측돼 ‘노동 공급 부족’ 문제에 경고등이 켜졌다.
3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취업자 수 증가세에 대한 평가 및 향후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79만1,000명인 취업자 수가 내년엔 8만4,000명으로 급감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5월 경제전망 발표 당시 내놓은 전망(올해 60만 명·내년 12만 명)보다 올해 취업자 수는 늘리고 내년 추산치는 낮췄다. 김지연 KDI 경제전망실 모형총괄은 “내년 경기 둔화 가능성이 상반기에 판단했던 것보다 커졌다고 생각해 내년 취업자 수 전망치를 낮췄다”고 말했다.
올해 고용 훈풍은 코로나19 위기에 대응·적응하는 과정에서 정보기술(IT)·배달 인력 일자리가 급증하고, 돌봄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그러나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는 만큼 KDI는 고용 여건에 따른 취업자 수가 올해 77만1,000명에서 내년엔 10만2,000명으로 대폭 줄어들 것으로 봤다.
저출산·고령화로 핵심노동인구(30~59세) 비중이 줄어드는 것도 문제다. 핵심노동인구는 2012년 정점을 찍은 뒤 내리막길을 걷고 있고 미래 핵심노동인구인 청년층(15~29세) 비중 역시 점차 줄고 있다. 이런 인구구조 변화는 내년에 처음으로 취업자 감소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KDI는 코로나19 여파로 줄었던 외국인 노동자 유입이 다시 늘면서 내년 취업자 수가 15만1,000명 증가하겠으나, 핵심노동인구 감소로 취업자가 16만9,000명 줄 것으로 예측했다. 인구구조 변화로 인한 취업자 감소(1만8,000명)가 고용 여건에 따른 취업자 증가 규모(10만2,000명)에 악영향을 미쳐 전체 취업자 수를 8만 명대로 끌어 내릴 거라는 얘기다.
다만 내년 취업자 수 감소는 올해 취업자 수가 많았던 기저효과에 따른 영향으로, 고용 여건 악화를 뜻하는 건 아니라고 KDI는 설명했다. 김 총괄은 “노동 투입 감소는 경제 성장률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노동 공급을 확대하려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여성과 젊은 고령층, 외국인 등 현재 충분히 활용되고 있지 않은 인력의 활용도를 높이고, 장기적으로는 출산율 제고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