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이장 "공습경보, 이태원 참사 추도 묵념 사이렌인 줄 알아"

입력
2022.11.03 13:30
울릉도 저동3리 이장 
"TV 방송 보고 공습경보 알아...심각성 인지 못해"

북한이 3일 이틀째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도발한 가운데 전날에는 분단 이래 처음으로 동해 북방한계선(NLL) 이남 공해상에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 울릉도에 공습경보가 발령됐지만 정작 주민들은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심지어 일부 관광객은 대피는커녕 일대를 관광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북 울릉군 울릉읍 저도3리의 윤시영 이장은 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울릉도 공습경보는) 60 평생 처음 겪어봤다"며 "이태원 참사 추도 묵념인가 싶었다"고 밝혔다.

윤 이장은 사이렌이 울릴 당시 "숙박업소 펜션을 운영하는데 마당에서 퇴실하는 손님과 인사하고 있었다. 그런데 3분간 (사이렌이) 울렸다"고 전했다. 이어 "그래서 이게 뭐지, 뭐지 하면서 손님도 7, 8명이 방에 있었는데 베란다로 내다보면서 '이게 뭡니까' 하고 그랬다"며 공습경보로 우왕좌왕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윤 이장은 "이때 이태원 참사 방송을 보고 있었다. 추도 묵념인가 싶어서 시계를 보니까 (정각의) 5분 전인 거다. 그래서 묵념을 하더라도 정각에 할 건데 이거 뭐지, 뭐지 했다"고 말했다.


그는 TV 방송을 보고 공습경보가 발령된 사실을 알았다고 했다. 윤 이장은 "이게 뭐지, 뭐지 계속 그러고 있는데 TV 자막에 빨갛게 공습경보라고 자막이 뜨더라. 그래서 그 순간에 깜짝 놀랐다"며 "손님들도 그때 동시에 전부 다 알아서 '어떻게 하죠' 하면서 한순간에 와당탕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일부 관광객들은 공습경보에도 대피해야 하는 상황을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이장은 "퇴실하는 손님에게 공습경보라고 알리며 '나가지 마시라' 하니까 손님도 당황해서 가만히 있다가 그냥 슬슬 내려갔다"며 "차타고 내려갔다"고 말했다.

이후 19분 뒤에 재난문자가 왔다고 밝혔다. 윤 이장은 "저도 손님이 들어와서 '공습경보 놀랐죠' 하니까, 한 손님은 유람선 타고 가는 중이라 몰랐고 방송 시설이 없는 데는 모르고 다녔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공습경보는 오전 8시 55분쯤 행정안전부 중앙민방위경보통제센터에서 발령했다. 울릉군은 이날 오전 9시 5분쯤 전 직원에게 지하로 대피하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후 한참 뒤인 오전 9시 19분에 주민에게 지하시설 등으로 대피하란 안내 메시지를 발송해 논란이 됐다.

강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