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핼러윈 참사 현장에 등장해 인파가 몰리는 원인을 제공했다는 헛소문으로 곤욕을 치렀던 유아인이 소셜미디어에 장문의 글을 올려 비극적인 사고에 대한 비통한 심정을 드러냈다.
유아인은 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더러운 것들을 피하려다 포기한 채 흠뻑 뒤집어쓰기로 했다"면서 자신과 관련한 헛소문을 감내하기로 했다는 듯한 문장으로 글을 시작했다.
그는 "내 걸음을 걸으려는데 한 발도 떼기가 어렵다”면서 '세월이 흘렀고 변한 게 있다. 분이 차오를 때면 습관처럼 가운뎃손가락을 펼쳤는데 이제는 꾹 참고 쥔 주먹으로 가슴을 친다. 엄한(애먼) 걸 치던 손으로 나를 친다'고 적었다.
사고가 나기 전 친구들과 "마시던 맥주보다 더 미지근한 시간"을 보냈다는 그는 의미가 분명하지 않은 문장들을 나열한 뒤 "초상집 가운데에서 초상을 등진다. 누가 더 잘났는지 모르겠다. 누가 더 잘못했는지는 더 모르겠다"며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떠도는 이야기들에 대한 자신의 심경을 전했다.
유아인은 "통곡의 주인보다 더 시끄러운 개소리들, 입닥쳐, 쪽팔린 줄 알아야지"라고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가면서도 구체적인 대상은 지칭하지 않았다. 다만 "꺼진 생명을 무기로, 방패로, 소재로, 안주로, 걸림돌로 삼느라 꺼지지 않는 화면들" "빅한 데이터로 팔려나가는 것들" 등 이태원 참사와 그와 관련한 내용을 접하면서 느꼈던 심경을 간접적으로 표현했다.
유아인은 누가 더 마음 깊이 애도하는지 경쟁하거나 남을 탓하는 것보다 우리 자신을 성찰하면서 희생자들의 유가족에 마음을 쏟자고 제안한다. 그는 "마음 좀 써 제발. 더 아프고 덜 아픈 마음 겨루다 버려진 것들. 사실은 한통속의 우리들. 그 마음들이 지금 가장 필요한 곳에 닿을 수 있기를 바란다. 여기다가 애써 밝힌 마음이 가장 필요한 곳에 전해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지난 1일 유아인의 소속사는 사고 당시 이태원이 있었다는 근거 없는 소문이 확산하자 "유아인은 사고 당일부터 현재까지 해외에 체류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