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화려하게 피어난 하이엔드 SUV의 방점 – 랜드로버 뉴 레인지로버 LWB P530 오토바이오그래피

입력
2022.11.03 06:30

하이엔드 SUV 시장의 대표 주자이자 ‘럭셔리 SUV의 아이콘’으로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사랑을 받아온 랜드로버의 플래그십 SUV, 레인지로버가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고, 주요 시장 중 하나인 대한민국 시장에서도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했다.

이전 세대의 레인지로버가 긴 시간을 담당했던 만큼 ‘새로운 레인지로버’에 대한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게다가 ‘고가의 차량’임에도 불구하고 트림 및 패키지 구성에서도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판매 실적 역시 인상적인 수준이다.

서울에서 다시 마주한 새로운 시대의 ‘레인지로버’는 과연 어떤 매력과 가치를 제시할까?

시승을 위해 준비된 뉴 레인지로버는 국내 판매 사양 중 최고 사양인 레인지로버 LWB P530 오토바이오그래피(7인승) 사양이다.

5,252mm에 이르는 긴 전장과 각각 2,003mm와 1,870mm의 전폭과 전고를 갖춰 이목을 집중시킨다. 여기에 3,197mm의 휠베이스와 5인승 사양 대비 소폭 가벼운 2,760kg의 공차중량 역시 인상적이다. 참고로 SWB 사양은 전장과 휠베이스가 5,052mm와 2,997mm으로 다소 짧지만 ‘플래그십 SUV’라 칭하기엔 부족함이 없다.

화려하게 피어난 하이엔드 SUV

5세대를 맞이한 레인지로버는 최신의 감성, 그리고 더욱 높아진 완성도로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특히 거대한 체격 위에 그려진 각종 디자인 요소들이 일반적인 SUV와의 차이를 드러낸다.

특히 4세대 레인지로버에서 볼 수 있던 깔끔하고 견고한 이미지를 그대로 이어 받으면서도 보다 화려하고 섬세한 연출로 보는 즐거움을 더한다. 여기에 패널 간격을 대폭 줄이고, 절개선을 최대한 가리며 ‘완성도’를 대폭 끌어 올린 점 역시 인상적이다.

측면에서는 깔끔히 실루엣이 눈길을 끈다. 기존의 레인지로버가 제시한 감성을 그대로 계승하는장면이다. 이와 함께 마치 차체를 덮는 듯한 차체 하부의 연출 역시 만족스럽고, 검은색 차체 디테일 ‘세련된 매력’을 더한다.

더불어 거대한 체격을 든든히 받치는 휠 역시 견고함과 화려함을 효과적으로 연출하며 높은 만족감을 선사한다.

끝으로 후면 디자인은 완전한 변화를 거쳤다. 4세대 레인지로버와 완전히 달라진 후면 디자인은 미래적인 감각과 함께 깔끔함을 강조한다. 이러한 모습은 5년, 10년 뒤에도 매력적으로 보일 것 같았다. 여기에 깔끔한 레터링 역시 만족스럽다.

넉넉하고 여유로운 공간

레인지로버는 하이엔드 SUV의 가치를 그대로 계승하면서도 ‘전통적인 레인지로버의 공간’을 효과적으로 드러낸다.

레인지로버 고유의 대시보드 및 실내 공간에대한 연출 기조를 그대로 계승하면서도 소재와 연출, 그리고 정교함 등 각종 부분에서 발전을 이뤄내 ‘더욱 화려하고 값진 공간의 매력’을 선사한다. 이를 통해 익숙함, 그리고 ‘발전의 모습’을 느끼게 한다.

특히 새로운 디지털 클러스터, 스티어링 휠, 그리고 기어 레버 및 각종 인터페이스 등이 만족감을 높인다.

13.1인치 크기의 디스플레이 패널을 기반으로 한 피비 프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이미 랜드로버의 다양한 차량에 적용되어 ‘경험’을 쌓은 덕에 더욱 높아진 완성도를 자랑한다. 여기에 무선 업데이트 기능을 통해 상시 ‘최신 사양’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이와 함께 시트 헤드레스트에 적용된 스피커를 통한 ANC를 포함한 메리디안 사운드 시스템이 실내 공간의 가치를 더한다.

넉넉한 체격을 바탕으로 거주 공간의 매력을 높였다. 1열 공간은 넉넉한 여유는 물론이고 고급스러운 소재의 활용과 연출이 돋보인다. 레그룸, 헤드룸 모두 넉넉할 뿐 아니라 다채로운 기능으로 쾌적한 여정을 누릴 수 있도록 했다.

이어지는 2열 사양과 3열 시트 구조 사양을 마련해 선택지를 높였고, 고급스러운 소재를 대거 적용했다. 특히 2열에 마련된 2개의 11.4인치 HD 터치 스크린은 HDMI, 와이파이 핫스팟, 스마트TV 엔터테인먼트 기능 등을 제공하며 공기 정화 기술도 더해진다.

또한 늘어난 휠베이스를 그대로 반영한 3열 공간은 넉넉한 편은 아니지만 활용의 가치를 높이고 3열 탑승자를 위한 ‘디테일’이 함께 하면되어 더욱 쾌적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했다. 다만 풀타임 3열 SUV로 사용하기엔 약간의 제약이 있다.

적재 공간 역시 충분하다. 3열 시트를 모두 사용하더라도 나름의 여유를 누릴 수 있고, 3열, 2열 시트를 접을 때에는 더욱 넉넉한 공간이 마련되어 차량의 활용성을 대폭 높인다. 더불어 이러한 시트 조작 및 조절 등을 모두 전동 방식으로 다룰 수 있도록 해 ‘편의성’이 및 만족감을 높인다.

BMW에서 빌려온 V8 엔진

새로운 레인지로버는 BMW에서 빌려온 ‘새로운 엔진’을 통해 플래그십 SUV의 퍼포먼스를 완성한다.

보닛 아래에는 최고 출력 530마력과 76.5kg.m의 토크를 제시하는 V8 4.4L 가솔린 트윈 터보 엔진이 자리한다. 여기에 8단 자동 변속기, 그리고 랜드로버의 다양한 오프로드 기술 및 경험이 담긴 AWD 시스템이 최적의 움직임을 구현한다.

이를 통해 정지 상태에서 단 4.7초 만에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며 최고 속도 역시 250km/h에 이르며 ‘V8 랜드로버’의 힘을 과시한다. 다만 복합 기준 6.8km/L의 효율성은 감수해야 할 부분이다.

화려하게, 그리고 완벽하게 달리다

새로운 레인지로버를 충분히 둘러본 후 본격적인 주행을 위해 시트에 몸을 맡겼다. 화려한 외관, 실내 공간을 품은 플래그십 SUV의 가치를 선사한다. 여기에 각종 기능 및 편의사양도 반갑게 느껴진다.

여기에 V8 엔진은 시동 시 약간의 존재감을 드러낸 후 곧바로 정숙한 모습으로 ‘쾌적한 공간’에 방점을 더한다. 참고로 기본적으로 무척 정숙한 차량이지만 윈드실드 너머 ‘BMW V8 엔진 특유의 사운드’를 느낄 수 있다.

제원에서 볼 수 있듯 새로운 레인지로버는 충줄한 성능을 갖췄고, 이를 통해 주행에 있어 부족함이 없다. 실제 미끄러지듯, 부드럽게 가속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넉넉한 배기량, 우수한 출력 덕분에 차량의 체격을 무시하는 ‘쾌적한 주행’을 능숙히 드러낸다.

특히 타력 주행을 이어갈 때에는 ‘구동계’의 저항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아 연료 효율성 개선 및 주행 질감 개선에 공을 들였음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이런 상황에서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깊게 밟으면 ‘V8 엔진의 맹렬함’ 역시 함께 느낄 수 있다.

엔진에 합을 이루는 8단 자동 변속기는 특별한 건 없다. 그저 능숙히, 쾌적한 조율을 통해 주행의 가치를 높인다. 덕분에 엔진과 변속기, 그리고 구동계의 조화가 우수하다는 생각이 머리 속을 가득 채운다.

더불어 주행 모드에 따른 적극적인 변속도 가능할 뿐 아니라 스티어링 휠 뒤에 자리한 시프트 패들을 통해 ‘다루는 즐거움’ 역시 확실히 느낄 수 있어 ‘차량에 대한 만족감’을 꾸준히 높일 수 있었다.

거대하고 무거운 차량이지만 ‘주행’은 매력적이다. 특히 ‘차량의 체격’을 잊게 만드는 주행이 인상적이다.

실제 랜드로버는 레인지로버의 주행을 더욱 정교하게 다듬기 위해 개편된 에어 서스펜션 및 승차감을 위한 셋업을 바탕으로 언제나 ‘안정적인 움직임’을 구현했다. 이를 통해 운전자는 차량의 체격에 대한 부담 없이 조향을 이어갈 수 있다.

또한 큰 체격, 육중한 무게로 인해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피칭과 롤링’을 능숙히 억제해 가속, 코너 주행 등 다양한 상황에서 차체를 최대한 수평으로 유지하려는 노력을 느낄 수 있었다. 덕분에 운전자는 물론 탑승자 역시 만족스럽다.

이와 함께 ‘후륜조향’ 역시 만족스러웠다. 50km/h를 기준으로 이하의 속도 영역에서는 전륜과 반대 방향으로, 그 이상에서는 전륜과 같은 방향으로 최대 7.3도 조향이 가능한데 ‘움직임’을 더욱 가볍게 할 뿐 아니라 이질감 자체도 느껴지지 않아 주행 내내 ‘감탄’을 자아냈다.

여기에 오프로드 성능에 대한 여유도 있다. 레인지로버는 기본적으로도 오프로드 주행을 전제로 개발됐다.

덕분에 레인지로버는 전지형 프로그레스 컨트롤는 물론이고 랜드로버의 각종 기술을 바탕으로 견고함을 더한다. 게다가 오프로드 기능을 통해 ‘지상고’를 조절할 수 있는데 지상고를 2단계로 구분해 상황에 따라 능숙히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좋은점: 완벽에 가까운 패키지, 뛰어난 운동 성능

아쉬운점: 부담스러운 주행 효율

모두가 왕을 자처할 때 ‘황제’가 나선다

최근 여러 차량들이 각자의 매력을 과시하며 ‘왕’의 자리를 노린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도 황제는 정해진 모습이다.

실제 ‘SUV 황제의 자리’는 랜드로버 레인지로버에게 합당한 자리일 것이다. 에스컬레이드 마저도 ‘그저 그런 SUV’로 만드는 것 같은 뉴 레인지로버의 가치는 ‘놀라움’으로 시작되어 ‘확신’으로 방점을 찍는다.

모클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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