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연속 자이언트 스텝보다 궁금한 '이것'

입력
2022.11.02 18:00
3일 새벽 자이언트 스텝 '유력'
12월 FOMC '속도 조절' 힌트에 관심

우리 시간 3일 새벽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전 세계 투자자들이 다시 숨죽이고 있다. 시장은 이미 '4연속'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인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제 관심은 12월 이후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나설지 여부에 쏠려 있다. 경기 둔화와 금융 안정을 고려할 때 공격적인 긴축의 정점이 다가오고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한편, 신중론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2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번 FOMC에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87.8% 확률로 보고 있다. 자이언트 스텝이 현실화할 경우 미국 금리는 연 3.75~4.00%로 높아진다. 이미 연준은 9월 FOMC 당시 점도표(금리 전망)를 통해 올해 금리가 연 4.4%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에 시장에선 11월과 12월 FOMC 회의에서 연준이 자이언트 스텝과 빅 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차례로 밟을 것으로 내다봤다.

관심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12월 이후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여지를 드러낼지 여부다. 마이클 가펜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CNBC에 "11월 FOMC 회의는 사실 12월에 관한 것"이라며 "연준은 12월을 시작으로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여지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12월 인상 폭은 0.5%포인트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물론 속도 조절 언급이 시기상조라는 주장도 만만찮다. 특히 속도 조절을 통화정책 전환(피봇·pivot)으로 봐선 안 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여전히 8%를 웃도는 데다, 고용 사정이 강한 만큼 긴축의 고삐를 늦출 때는 아니란 목소리다. 시티그룹은 "고용은 여전히 견조하고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뜨겁다"고 꼬집었다. 미 노동부가 1일(현지시간) 발표한 9월 기업들의 구인 건수는 시장 예상치(985만 건)를 크게 웃돈 1,072만 건으로, 전월보다 약 44만 건가량 늘었다. 오안다의 에드 모야 선임 애널리스트는 "이런 상황에 연준에 피봇을 요구하는 건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실제 12월 금리 인상 폭을 두고 시장의 전망은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날 현재 페드워치에 반영된 빅 스텝 예상은 47.8%, 자이언트 스텝은 47.6%다. 연준이 12월에도 금리를 0.75%포인트 끌어올려 5연속 자이언트 스텝에 나설 경우 미국 금리는 연 4.5~4.75%까지 치솟는다.

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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