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특수본, 서울청·용산서 등 8곳 동시 압수수색... '강제수사' 개시

입력
2022.11.02 14:28
1면
이임재 용산서장 대기발령... 첫 인사조치

‘이태원 핼러윈 참사’ 진상 규명을 위해 꾸려진 경찰청 특별수사본부가 2일 서울경찰청, 용산경찰서 등 8곳을 동시다발적으로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강제수사 개시와 함께 미흡한 초동대응 논란을 빚은 이임재 용산서장을 대기발령 조치했다.

특수본은 이날 서울청과 용산서를 비롯해 용산구청, 서울소방재난본부 방재센터, 용산소방서, 서울교통공사 안전관리본부, 이태원역, 다산콜센터에 수사 인력을 보내 참사 당일 112신고 관련 자료와 핼러윈 경비 계획 문건 등을 확보했다

특수본은 특히 서울청 112치안종합상실과 용산서 112치안상황실을 중점 점검할 것으로 알려졌다. 참사를 초래한 주요 원인이 부실한 112신고 대처에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수사팀은 참사 발생 4시간 전 총 11건의 압사 우려 신고를 받고도 4건만 현장에 출동한 경위와 신고를 받은 일선 경찰관 및 지휘관의 대처가 적절했는지 살펴볼 방침이다. 핼러윈 축제와 관련한 경력 투입 과정에서 서울청과 용산서의 직무유기 혐의 여부도 수사할 계획이다.

이 밖에 경찰은 핼러윈데이를 앞두고 이태원파출소가 요청한 기동대 경력 추가 지원을 서울청이 묵살했다는 주장 등 내부에서 제기된 의혹도 빠짐 없이 조사하기로 했다.

용산구청 역시 지난달 26일 ‘핼러윈 안전대책 간담회’를 하고도, 적절한 대응책을 세우지 않았다는 의혹을 검증하기 위해 구청장실과 재난 관련 부서 등에서 관련 자료를 압수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전날 경찰의 과실을 인정하며 고강도 감찰과 수사를 위해 특별수사본부와 특별감찰팀 설치를 지시했다. 지난달 31일 서울청에 만들어진 수사본부를 해체하고 하루 만에 특수본으로 확대 격상한 것이다.

경찰은 이날 이 용산서장을 첫 대기발령하는 등 문책에도 착수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이 서장은 정상적 업무수행이 어려운 상황이라 대기발령 조치하고 조만간 후임자를 발령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석 기자
김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