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이태원 참사' 당시 경찰 녹취록 공개에 "초동대처 미흡" 질타

입력
2022.11.01 22:30

경찰이 1일 이태원 사고 발생 당시 112 신고 녹취록을 공개하자 여야가 경찰의 '초동대처 미흡'을 한 목소리로 질타했다.

양금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구두논평을 통해 "이태원 사고 발생 이전부터 많은 군중이 몰렸고, 현장의 이러한 위험성을 알리는 다수의 112 신고에도 초동 대처에 미흡했던 것에 매우 유감스러울 따름"이라며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관련 대응메뉴얼도 재정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경찰이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이태원 참사가 발생하기 약 3시간40분 전부터 “사람이 너무 많아서 압사 당할 것 같다”는 등 총 11건의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그러나 경찰은 이 중 4건에 대해서만 현장에 출동했다. 나머지 6건은 전화상담 후 종결, 1건은 불명확으로 처리됐다.

양 수석대변인은 "지난 2015년 경찰이 주최자가 없는 행사의 사고 위험성에 대한 연구 용역보고서를 받았다"면서 "관련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제도 개선이 이뤄지지 않았던 것도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양 수석대변인은 "무한책임을 가진 정부여당으로서 이같은 비극이 다시는 되풀이 되지 않도록 신속히 사고 원인 규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양 수석대변인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의 거취 문제에 대해서는 "지금 섣불리 얘기하는 건 시간상 적절치 않다"고 선을 그었다.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공세에 나섰다. 임오경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브리핑을 통해 "경찰청이 공개한 당시 112 신고 접수 녹취록은 이번 참사를 왜 경찰이 초기에 대응하지 않았는지 의문스럽게 한다"면서 "민주당은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이태원 참사의 진상을 철두철미하게 파헤쳐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 대변인은 "경찰은 왜 시민들이 도와달라는 절박한 호소에 응답하지 않았느냐"며 "참사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경찰이 왜 이렇게 무대응으로 일관한 것인지 유가족과 국민은 납득할 만한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임 대변인은 "윤희근 경찰청장은 오늘 뒤늦게 사과하며 '읍참마속의 각오로 진상 규명에 임하겠다'고 밝혔지만 경찰은 이제 진상규명의 주체가 아니라 대상"이라고 비판했다.

박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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