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임수향은 10월 31일 경기 고양 명지병원 장례식장을 찾았다. 지난달 29일 서울 이태원 일대에서 벌어진 핼러윈 축제 참사로 숨진 후배 이지한의 빈소였다. 임수향과 이지한은 MBC 새 드라마 '꼭두의 계절'을 함께 찍고 있었고, 이지한은 극중 임수향의 전 남자친구 역을 맡아 연기 호흡을 맞추고 있었다. 1일 '꼭두의 계절' 관계자에 따르면 임수향을 비롯해 드라마에 함께 출연한 일부 배우들이 빈소를 찾아 고인의 죽음을 애도했다. 이지한의 아버지를 만난 임수향은 눈물도 훔쳤다.
이지한은 이날 영면했다. 그의 발인식이 유가족과 지인들의 오열 속에 엄수됐다. 동료들은 이제 막 배우의 꿈을 펼치려다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이지한을 안타까워했다. 임수향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어제 원래 너와 종일 함께 하는 촬영이었는데 네 빈소에서 우리 모두 한참을 아무 말도 못 하고 그저 황망히 앉아 있었다"며 "네가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 잘하고 싶어 했는지 너무도 잘 알기에 이제 시작이었던 너를 빨리 데려가서 너무나도 야속하고 슬프고 안타까운 마음뿐이었다"고 슬퍼했다.
임수향에 따르면, 그는 빈소에서 이지한의 아버지로부터 "'누나가 잘한다고 칭찬해 줬다'고 좋아하고 자랑했다"는 말을 들었다. 임수향은 "아버지가 내 손을 잡아주시는데 더 좋은 말 한마디 응원의 한마디 더 해줄 걸 하는 아쉬움과 더 챙겨주지 못한 미안함에 한참을 울었다"고 했다. 아울러 "동료를 먼저 떠나보내게 돼 마음이 너무 아프지만, 누나가 우리 팀 모두가 너를 생각하며 네 몫까지 더 열심히 할게"라는 말도 보탰다.
이지한은 사망 전 '꼭두의 계절'을 찍고 있었다. 그가 2019년 웹드라마 '오늘도 남현한 하루'에 나온 적은 있지만 지상파 드라마에 캐스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7년 Mnet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101' 시즌2에 출연한 그는 배우의 꿈을 키우고 있었다. 이지한의 사망으로 드라마 촬영은 일시 중단됐다. MBC 관계자는 "이지한 기존 촬영분 방송 문제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