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10월) 수출이 세계 주요 국가들이 경제를 긴축 운영한 여파로 24개월 만에 감소로 돌아섰다. 게다가 국제 에너지 가격이 크게 오른 탓에 수입은 증가해 7개월 연속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2022년 10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5.7% 감소한 524억8,000만 달러, 수입은 9.9% 증가한 591억8,000만 달러였다. 이로써 무역수지는 67억 달러 적자를 기록하며 4월 이후 7개월 내리 적자를 이어갔다. 6개월 넘게 적자가 이어지는 것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전인 1995년 1월~1997년 5월 당시 29개월 연속 적자 이후 25년 만이다.
9월 수출액(574억6,000만 달러)과 비교해도 49억8,000만 달러가 줄면서 23개월 연속 증가세가 꺾였고, 수입은 9월(612억3,000만 달러)에 비해 20억5,000만 달러가 줄었다. 무역적자 역시 9월의 37억8,000만 달러에 비해 폭이 훨씬 커졌다.
수출이 감소하게 된 건 ①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②주요국 통화 긴축 ③글로벌 경기 둔화 등의 영향이 큰 것으로 산업부는 분석했다. 특히, 세계적으로 수요가 줄고, 가격이 하락한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17.4%나 감소했다. 석유화학과 철강 역시 각각 25.5%, 20.8% 감소해 타격이 컸다. 산업부 관계자는 "최대 수출국인 중국이 봉쇄 조치를 이어가면서 수입 시장 자체가 크게 쪼그라들었다"며 "(여기에)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가격이 내려가면서 수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동차 49억2,000만 달러, 이차전지 8억 달러 등은 각각 역대 10월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이어갔다.
10월 수입액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0% 가까이 늘어났다. 특히, 3대 에너지원인 원유·가스·석탄의 수입액이 지난해 같은 달(109억3,000만 달러) 대비 46억 달러(42.1%)나 증가한 155억3,000만 달러로 집계되는 등 수입 증가세를 이끌었다. 3대 에너지원의 수입액은 올해 1~10월 1,587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716억 달러가 늘어나 같은 기간 무역 적자(356억 달러)의 두 배를 웃돌았다.
우리나라 최대 교역국인 중국에 대한 무역수지는 5~8월 넉 달 연속 적자를 기록하다가 9월 반짝 흑자로 돌아섰지만, 한 달 만인 지난달 다시 12억5,000만 달러 적자가 됐다.
한편 산업부는 이날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한국무역협회 등 수출 지원 기관과 반도체·자동차·정유·철강 등 업종별 협회 관계자들이 모여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 주재로 '제3차 수출상황점검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달 27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11차 비상경제민생회의 후속 조치로 부처별 산업진흥·수출지원 전담 체계를 구축·강화하는 등 수출 지원 역량을 키워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