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로 숨진 미국인 희생자 앤 마리 기스케(20)가 미국 연방 하원의원의 조카로 확인됐다.
오하이오를 지역구로 둔 브래드 웬스트럽 공화당 하원의원은 지난 31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에서 “우리 가족은 조카딸인 앤 마리 기스케의 사망을 슬퍼하고 있다”며 “그는 신이 우리 가족에게 준 선물이었고 우린 그를 무척 사랑했다”고 밝혔다.
기스케는 켄터키대 간호학과 2학년 학생으로 이번 학기에 교환학생으로 서울에 왔다. 참사 이틀 전 스무살 생일을 맞았고, 핼러윈을 즐기러 이태원을 찾았다가 끝내 돌아가지 못했다.
웬스트럽 의원은 기스케 부모의 성명도 함께 공개했다. 기스케 부모는 “우리는 딸을 잃어 너무나 참담하고 가슴이 무너진다”며 “딸은 모두에게 사랑받는 밝은 빛이었다. 여러분에게 기도를 부탁하고, 우리 사생활도 존중해 줄 것을 부탁한다”고 전했다.
기스케가 다녔던 켄터키대도 비통함에 잠겼다. 엘리 카필루토 켄터키대 총장은 “아름다운 삶이 갑자기 스러진 고통을 설명할 적절한 말이 없다. 이치에 맞지도 않고, 이해할 수도 없다. 그것은 상실이며,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고통을 준다”는 성명을 냈다.
또 다른 미국인 희생자인 스티븐 블레시(20)도 역시 교환학생이었다. 조지아주 케네소주립대에 다녔던 블레시는 이번 학기부터 한양대에서 공부하고 있었다. 블레시는 중간고사를 마치고 핼러윈 축제를 즐기러 친구들과 이태원에 갔다가 참변을 당했다.
블레시의 아버지는 미국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사고 30분 전에도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았다”며 “한국은 어떻게 군중을 통제하지 않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번 참사로 현재까지 155명이 숨졌다. 그중 외국인 사망자는 26명으로 파악됐다. 국가별로는 이란이 5명으로 가장 많았고, 중국 4명, 러시아 4명, 미국 2명, 일본 2명, 프랑스·호주·노르웨이·오스트리아·베트남·태국·카자흐스탄·우즈벡·스리랑카 각 1명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