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모든 여론조사 결과를 뒤집고 승리하자 미국을 비롯한 세계 언론은 1948년 해리 트루먼과 토머스 듀이의 대선 교훈을 환기했다. 그해 선거에서도 모든 여론조사에서 일방적으로 앞섰던 토머스 듀이가 패배했다.
1945년 프랭클린 D. 루스벨트가 임기 중 사망하면서 대통령직을 승계한 트루먼(민주당)은 2차 세계대전 직후의 인플레이션과 노동계 불안, 대소 외교전 실패 등으로 임기 내내 30%대 지지율로 휘청거렸다. 고집스러운 시민권 옹호로 남부 민주당원들의 표심까지 잃었다. 한 공화당 의원은 4선 대통령인 루스벨트의 무능한 그림자로 취급받던 트루먼 정권을 ‘레임덕(Lame Duck)’이 아니라 ‘곤 구스(Gone Goose, 죽은 거위)’라 조롱했고, 뉴스위크가 정치부 기자 50명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도 50명 전원이 스타 법률가 출신의 전 뉴욕 주지사 듀이의 승리를 예상했다.
농부 출신 정치인 트루먼은 선거 직전까지 미국 전역의 주요 도시와 마을을 도장 찍기 식으로 도는 이른바 '휘슬-스톱(Whistle-Stop)' 캠페인을 이어가며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는 의회”의 방해에 고군분투하는 대통령의 이미지 심기에 주력했다. 트루먼은 28개 주에서 승리하며 303명의 선거인단을 확보, 지지율 49%로 승리했다.
하지만 11월 2일 개표방송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듀이의 승리를 의심하는 방송사는 드물었고, 트루먼 역시 자신의 초반 우위를 믿지 못하다가 새벽 4시경에야 승리를 예감하고 참모진을 모았다. 듀이가 패배를 공식 인정한 것은 다음 날 오전 11시 14분이었다.
인쇄소 파업으로 평소보다 일찍 신문을 찍어야 했던 일간지 ‘시카고트리뷴’은 11월 3일 자 1면 헤드라인으로 ‘듀이의 승리(Dewey Defeats Truman)’를 선언하는 최악의 오보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