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의사들의 호소 "이태원 참사 영상·사진 공유 멈춰야"

입력
2022.10.30 18:15
대한신경정신의학회 30일 성명 발표

대한신경정신의학회가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해밀톤 호텔 인근에서 발생한 압사 참사 관련 영상과 사진 공유를 중단해 달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많은 국민의 심리적 트라우마를 유발할 수 있고 이를 과도하게 반복해 보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학회는 30일 "인명피해가 큰 사고로 국민들은 또 하나의 커다란 심리적 트라우마를 경험하게 됐다"며 "추가 심리적 트라우마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이 같은 성명서를 발표한다"고 밝혔다.

학회는 여과 없이 사고 당시 현장 영상과 사진을 유포하는 것이 고인과 피해자에 대한 명예훼손이자 2·3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점을 지적하면서 공유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학회는 "자신의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자제하길 권한다"며 "우리 모두가 시민의식을 발휘해 추가 유포가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또 고인과 피해자를 향한 혐오 표현이나 미확인 사실을 유포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회는 "온라인상에서 나타나는 혐오 표현은 큰 고통 속에 있는 유가족과 현장에 있던 분들의 트라우마를 가중시키고 회복을 방해한다"면서 "혐오와 낙인은 사회적 갈등을 유발해 재난 상황을 해결하는 데 어떤 도움도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언론이 취재 및 보도 과정에서 피해자 인권을 보호하고, 사회적 혼란이나 불안을 야기하지 않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학회는 "많은 국민의 큰 충격이 예상되며 대규모 정신건강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참사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분들의 회복을 위해 적극적으로 함께하겠다"고 했다.

오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