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의 '노 마스크' 핼러윈... 이태원 10만 인파로 북적

입력
2022.10.28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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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 해제 덕분 공들인 분장 마음껏 자랑"
대부분 술집·클럽에도 긴 줄 늘어서 축제 만끽
경찰 "경력 200명 배치... 마약 단속 강화할 것"

“핼러윈 10년 차인데, 오히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전보다 사람들이 더 많아진 것 같네요.”

28일 밤 서울 이태원에서 만난 박관욱(30)씨는 잔뜩 들떠 있었다. 얼굴 전체를 유령처럼 페인팅한 박씨는 “지난 2년간은 감염병 때문에 (이태원에) 안 왔는데, 3년 만에 찾으니 다들 축제에 목말라 있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3년 만의 ‘노 마스크’ 핼러윈 축제를 맞아 이태원에는 구름 인파가 몰렸다. 이날 날이 어두워지자마자 이태원 중심가 세계음식특화거리는 사람들로 북적댔다. 유령이나 조커, 마리오, 블랙팬서 등 유명 캐릭터 코스튬은 물론 방역복을 입거나 케첩통 같은 이색 분장을 한 시민들도 다수 눈에 띄었다. 호박, 박쥐 등 갖가지 핼러윈 장식으로 분위기를 물씬 풍긴 주점들엔 오후 6시부터 긴 줄이 생겼고, 거리 곳곳에도 호객꾼들이 장사진을 쳤다. 대부분 20, 30대 청년들이 많았지만, 부모 손을 잡고 온 어린이들도 더러 있었다.

핼러윈의 ‘메카’ 이태원은 오랜만의 대목에 활기가 돌았다. 2020년엔 일부 클럽이 자발적 휴업을 하는 등 강력한 거리두기가 시행됐고, 위드코로나 시행 하루 전이었던 지난해엔 실외에서도 마스크를 써야 해 사실상 ‘파티’ 느낌은 나지 않았다. 김서희(21)씨는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돼 확실히 핼러윈 같다”며 “지난해엔 열심히 얼굴 페인팅을 해도 마스크로 가려져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태원역 근처에서 일행을 기다리는 시민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지만, 음식특화거리에 들어서자 거의 마스크를 벗어던지고 축제를 만끽했다.

이날 시작된 핼러윈 축제는 주말에 분위기가 정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29일엔 이태원 클럽 등에서 밤샘 뮤직 페스티벌이 열린다. 이태원에 거주하는 터키인 주노(28)씨는 “이렇게 이태원에 사람이 많이 모인 건 처음 본다. 나도 경찰 분장을 하고 친구들과 파티를 즐길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30일까지 하루 10만 명이 이태원을 찾을 것으로 보고 시민 안전을 위해 경찰관 200여 명을 배치했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통상 핼러윈 기간에는 이태원파출소의 신고 건수가 평소보다 2배 정도 증가해 인접한 지구대ㆍ파출소의 야간 인력 역시 1.5배 증원했다”고 밝혔다.

최근 서울 유흥가를 중심으로 급증한 마약범죄 추세를 감안한 듯, 마약류 사용 및 불법촬영, 강제추행 등 범죄 단속 역시 강화된다. 경찰 관계자는 “올해 핼러윈 축제가 열리는 동안 마약 범죄에 대한 실시간 감시ㆍ단속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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