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전 흉기 구입" 광명 세 모자 살해범 구속...범행 동기 '횡설수설'

입력
2022.10.28 18:30
법원 "도망 염려 있다" 영장 발부
경찰, 계획된 범죄에 비중

자신을 무시했다는 이유로 부인과 10대인 두 아들을 무참히 살해한 40대가 구속 수감됐다.

수원지법 안산지원 서창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8일 살인 혐의를 받는 A씨에 대해 "범죄의 중대성으로 인해 도망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A씨는 25일 광명시 소하동 자신의 아파트에서 부인과 중학생, 초등학생 두 아들을 흉기와 둔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이날 오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안산지원에 들어선 A씨는 범행 시점을 묻는 취재진을 향해 “사건 2∼3일 전부터다”라고 말해 사실상 계획범죄를 인정했다.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사건 발생 2주 전쯤 범행에 사용한 흉기를 구입했다. A씨는 “다른 용도로 쓰려고 샀다”고 진술했으나, 경찰은 범행 목적으로 구입한 것으로 보고 자세한 구입 경위를 조사 중이다.

범행 동기와 관련해 A씨는 당초 경찰 조사에서 "이혼 준비 과정도 힘들고, 무시하는 큰아들과 아내만 살해하려 했다"고 진술했지만, 이날 횡설수설하는 모습도 보였다.

A씨는 "저는 8년 전 기억을 잃었고, 이번에 코로나에 걸려 8년 만에 기억을 찾았다"며 "지난 8년간 어떤 일이 있었는지 조사해봤는데 어머니는 버림을 당했고, 저에게 ATM 기계처럼 일만 시켜 조금씩 울화가 차서 그런 거 같다"고 말했다.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나온 뒤에도 A씨는 "(사건) 책임이 피해자들에게 있느냐"는 질문에 "아니다. (저는) 그렇게 미친 사람 아니다"라고 했다.

이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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