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청담동 술집' 언급 한 우상호에 "룸살롱서 여성에 욕한 분" 반격

입력
2022.10.28 15:40
한동훈 법무부 장관 "민주당, 저질 가짜뉴스에 올인"
우상호 겨냥 "본인이 그런다고 남도 다 그런 줄 알아"
우상호 "한동훈 오만·무례... 국힘도 소문 갖고 질의"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 때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들고 질의한 것에 대해 불만을 터트렸다. 특히 자신을 공격한 우상호 민주당 의원을 겨냥해 22년 전 룸사롱 사건을 상기시키며 반격했다.

한 장관은 28일 법무부 청사에서 열린 '교정의 날' 행사 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저질 가짜뉴스에 '올인'하듯 모든 것을 걸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주요 인사들이 가담하고 있다"면서 우상호 의원을 특히 언급했다.

그는 "우상호 전 비대위원장이 저질 가짜뉴스 술자리에 대해 언급한 것을 보고 굉장히 놀랐다. 그분이야말로 5·18에 NHK 룸살롱에서 여성에게 쌍욕을 한 것으로 알려진 분 아니냐"면서 "본인이 그러니까 남들도 다 그러는 줄 아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장관이 언급한 'NHK 룸살롱'은 일명 '새천년 NHK 사건'을 가리킨다. 지난 2000년 5·18 전야제 참석을 위해 광주를 방문한 김민석·송영길·우상호 등 86그룹 정치인들이 '새천년 NHK'라는 유흥주점에서 술을 마시며 여자 종업원들과 춤을 췄는데, 이 자리에 들어간 임수경 전 의원이 반발하자 우 의원이 임 전 의원을 거칠게 잡아끌고 욕설을 했다는 내용이다.

우 의원은 지난해 서울시장 후보 경선 과정에서 해당 사건이 언급되자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제 인생에서 가장 후회하는 일"이라면서 "마치 몸에 박힌 화살촉처럼 저를 경거망동 못 하게 만드는 기억"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의겸 청와대, 박범계 법무부 땐 그래도 되는 분위기였나"

한편 한동훈 장관은 김의겸 의원을 향해서는 "청와대 대변인 하셨지 않느냐. 그 당시 청와대에서는 이래도 되는 분위기였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고 법무장관을 지낸 박범계 의원에 대해선 "의아하다는 말씀을 하셨던데, 본인이 법무부 장관 때 그러셨는지 제가 묻고 싶다"고 말했다. 'NHK 사건'을 상기시키면서 자신을 향해 술자리 의혹을 제기하는 민주당 인사들이 집권 때 술자리를 자주 한 게 아니냐는 역공을 가한 셈이다.

앞서 김의겸 의원은 지난 24일 법사위 국감 때 유튜브 채널 '시민언론 더탐사'의 취재 내용을 근거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 법무법인 김앤장 변호사 등이 지난 7월 청담동 술자리에서 머물렀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한 장관은 당시에도 이에 대해 격렬하게 부정하면서 "법무부 장관직을 포함해서 앞으로 어떤 공직이라든지 다 걸겠다"고 반발한 바 있다.

우상호 "질의 핵심은 윤 대통령의 잦은 술자리... 자제하라고 조언할 수 있어"

우상호 의원이 한 장관의 '새천년 NHK' 저격의 대상이 된 것은 앞서 우 의원이 한 장관을 비판한 데 대한 반발로 보인다. 우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한동훈 장관을 가리키며 "굉장히 오만한, 무례한 거다"라면서 "야당 의원이 여당과 장관을 상대로 질의할 때, 제보에 녹취가 있으면 상당히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해서 질의할 수 있다. 옛날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시중에 떠도는 소문만 갖고서도 질의했다"고 김의겸 의원을 옹호했다.

우 의원은 또 이날 방송에서 김의겸 의원 질의의 핵심은 한 장관이 아니라 "윤 대통령의 잦은 술자리"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지금 윤석열 대통령이 워낙 술을 좋아하셔서 대통령 된 다음에도 밤늦게까지 술자리를 한다는 제보가 하도 많이 들어온다"면서 "술집에서 술을 드시면 경호실뿐만 아니라 그 외곽에 경찰들이 경호를 서는데, 한 번은 철수했다가 한잔 더 하자 다시 나가셔서 철수했던 경찰이 다시 또 경호로 들어갔다는 제보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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