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8일 "여야정 국민안전대책회의 같은 진영을 넘어선 협의체, 초당적 협력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난 25일 화재가 발생한 대구 매천시장을 찾아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연 자리에서다. 자신을 겨냥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면서 대여투쟁의 강도를 높이고 있지만, 민생·경제 현안에는 현장을 찾아 정부·여당에 협치를 제안하며 대안 야당의 모습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대구 매천시장을 찾아 현장 최고위를 연 뒤 간담회를 열고 피해 상인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이 대표는 최고위에서 "잇따른 사건 사고로 국민들이 불안한데, 이럴 때일수록 여야정이 정치적 입장을 떠나서 정쟁을 보류하고 안전사회를 위해서 함께 힘을 합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직접 대화에 나설 것을 거듭 촉구드린다"고 덧붙였다.
전날 생중계됐던 윤석열 대통령 주재 비상경제민생회의에 대해선 "비상도, 경제도, 민생도 없었다"며 평가절하했다. 그러면서 "김진태발 금융위기 때문에 자금시장이 엄청난 혼란에 빠졌다"며 "이럴 때일수록 장밋빛 전망으로 자화자찬하고 펀더멘털은 문제 없다는 IMF(국제통화기금) 금융위기 당시 당국자 말을 반복할 게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자신과 문재인 정부 외교·안보라인을 겨눈 전방위적 사정 국면을 겨냥해 "정치 보복과 야당 탄압에 국가 역량을 소모할 게 아니라 초당적 정치로 국가적 위기를 넘어가겠단 결단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 대표가 제안한 여야정 국민안전대책회의와 관련해 "국민의 안전, 민생, 경제 회복, 서민들의 희망 등이 모두 담겨 있는 게 내년도 예산안"이라며 "정부 예산안을 두고 여야정이 긴밀하고 꼼꼼하게 살펴보고 논의하는 게 우선"이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당내 '김진태발 금융위기사태 긴급진상조사단'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당 차원의 민생·경제 행보에 보조를 맞췄다. 박 원내대표는 "김진태 강원지사가 금융시장과 기업 돈줄이 줄줄이 막히는 초유의 일을 벌여놓고 그저 '조금 미안하다'고 했다"며 김 지사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어 "정부의 비상경제민생회의는 농담과 인증샷 놀이가 난무한 맹탕회의"라고 혹평했다.
민주당 긴급진상조사단은 이번 금융위기 사태에 대해 "불순한 정치적 의도에 의해서 일어난 고의 부도사건"이라고 규정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강원중도개발공사(GJC)의 채무 최종 만기일이 2023년 11월 28일로 1년 이상 남았고 △지난 8월 GJC가 4개월분 선취이자를 지급한 점 등을 들었다. 아울러 "김 지사가 채무불이행 선언을 하기 전 지방의회의 의결을 거치지 않았다"며 "지방재정법 위반과 직권남용, 배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조사단은 오는 31일 춘천중도개발공사와 강원도청을 방문해 현장을 점검하고, 다음 달 정무위원회에서 금융감독원을 대상으로 현안 질의를 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