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논문을 같이 쓴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딸이 2006년 1년에 최대 5만 달러(당시 환율로 약 5,000만 원)의 기업 장학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후보자가 국회의원이었을 때다. 해당 기업은 이 후보자가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었던 2012년 '교육기부대상' 장관상을 받았다.
27일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이 후보자의 딸은 2006년 미래에셋의 '글로벌 투자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 장학생으로 선발됐고, 이듬해 미국 스탠퍼드대에 입학했다. 장학금은 학업을 마칠 때까지 연간 5만 달러 내에서 학비와 생활비를 전액 지원하는 조건이었다. 미래에셋은 당시 외국 유학을 준비하는 23명의 학생(대학원 지원자 9명 포함)을 서류와 면접으로 선발했다. 당시 이 후보자는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국회의원이었다.
이 후보자와 미래에셋의 인연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교육과학기술부와 미래에셋은 이 후보자가 장관으로 재직한 2012년 7월 '교육기부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미래에셋은 금융분야 전문성 등을 활용해 교육기부에 나서고 교과부는 이를 돕겠다는 내용으로, 체결식에는 이 후보자가 직접 방문했다. 같은 해 12월 이 후보자는 '제1회 교육기부대상' 중 교육기부 제공 부문 장관상을 미래에셋에 시상했다.
이에 현직 국회의원의 자녀가 기업에서 고액 장학금을 받은 게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후보자의 2010년 교과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선 저소득층에 기회가 돌아가도록 양보했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당시 회의록을 보면 유성엽 무소속 의원은 "2006년에 이 후보자가 재산세로 150만 원을 납부했는데, 이후 미래에셋이 장학금 기준을 재산세 90만 원 이하로 조정했다"며 "반납을 하는 것이 후보자의 저소득층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후보자는 "검토해 보겠다"고 답했다.
이 후보자는 28일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서동용 의원의 장학금 반납 여부 서면 질의에 "장녀는 절차와 기준에 따라 해당 장학금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구체적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교육부 인사청문회준비단은 2012년 미래에셋에 대한 장관상 수여와 2006년 장학금은 아무 관계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인사청문회준비단은 "수상기관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한 한국과학창의재단의 분과별 심사와 종합심사, 교과부 공적심사위원회 심의 등 공정한 절차를 거쳐 선정했다"고 밝혔다.